"스피커가 고장 났는데 부품이 없구나~. 부품 산 곳을 알아야 하는데… 이 장난감 누구한테 받았어?" "산타 할아버지한테 작년 크리스마스에 받았어요!"

이호진(경기 고양 대화초 2) 명예기자의 대답에 심법섭(77) 장난감 박사가 너털웃음을 지었어요. 호진 군에게 불치 판정에 속상하지 않냐고 묻자 "하나도 안 속상해요. 자세히 설명해주시는 할아버지가 산타 할아버지만큼 좋아요!"라며 함박웃음을 지었죠.

"안녕, 내 친구!" 완치된 피겨 '우디'에게 서진하(홈스쿨링·12) 명예기자는 인사를 건넸어요. 4년 전 진하 군이 생일선물로 받은 우디는 목이 부러져 있었어요. 이종균(80) 장난감 박사가 드릴로 구멍을 뚫고 철사를 끼워 '뚝딱' 고쳤죠.

5월 24일, 서진하 명예기자와 한지우(인천 사리울초 5)·이호진 명예기자가 인천에 있는 키니스장난감병원에 다녀왔어요. 다친 장난감을 고치고, 동심을 지키는 장난감 박사들을 만났어요.

장난감 박사님, 궁금한 게 있어요!

Q. 서진하 명예기자 "장난감을 망가뜨리는 녹은 왜 생기나요? 참! 제 우디를 고쳐주셔서 감사해요."

A. 이종균 장난감 박사 "10년 동안 장난감을 고쳤는데요. 배터리로 작동하는 장난감을 오래 방치하면 배터리에 누액이 생겨요. 액체에 닿은 금속 부품은 쉽게 녹슬고, 고장날 수 있어요. 수리할 때는 분해한 다음 누액을 닦아줘요. 만약 녹이 심하다면 금속 부품을 바꿔준답니다."

Q. 한지우 명예기자 "직접 분해해보니 장난감 하나에 수많은 나사가 들어가는 걸 처음 알았어요. 어려운 작업을 하시는 박사님들이 멋있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장난감은 무엇인가요?"

A. 심범섭 장난감 박사 3일 내리 고쳤던 전동 강아지 장난감이 기억에 남아요. 한 번 고쳤는데도 작동이 멈추는 증상이 재발했거든요. 관절을 지나가는 선이 계속 끊어졌거든요. 분해와 수리, 조립을 수차례 반복하면서 해결책을 찾으니 보람찼어요. 가끔 고치지 못할 때는 답답하면서 안타깝고, 장난감 주인에게 미안한 마음도 들어요. 또 잔뜩 오염되거나 너무 오래 방치된 장난감을 의뢰받으면 힘들고 속상해요. 장난감을 조금 소중히 여겼으면 좋겠어요.

Q. 이호진 명예기자 "장난감이 엄청 많아요. 무료 진료인데 왜 돈을 안 받아요? 쌓여 있는 장난감은 어디로 가요?"

A. 김종일 장난감병원 이사장 "호진이 친구가 다쳐서 가방을 못 들면 호진이가 대신 들어줄 수 있죠? 할아버지들은 고치는 걸 잘하니까 고쳐주는 거죠. 쌓여 있는 것들은 다른 사람들이 기부한 거예요. 고장 난 부분들은 박사 할아버지들이 고쳐서 필요한 아이들에게 전하고 있답니다."


산타 할아버지, 제페토 할아버지가 사는 '키니스장난감병원'

자신이 만든 나무 인형이 진짜 사람이 되기를 기도하고, 자식처럼 보살핀 제페토 할아버지. 전 세계 아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주는 산타 할아버지. 이들처럼 키니스장난감병원 박사들은 아이들에게 사랑을 주고 있어요. 키니스장난감병원은 2011년부터 운영되고 있어요. 인하공업전문대학 금속공학과 교수였던 김종일(77) 이사장이 사비를 들여 동료 교수, 대학 동기와 함께 문을 열었죠. '키니스(Kinis)'란 이름은 '어린이(Kid)'와 '노인(Silver)'을 합친 거예요. 문을 연 지 10년이 지났지만 '자발적인 봉사활동으로 진행되며, 수리 비용은 무료'라는 운영 방침은 그대로랍니다. 자원봉사자들은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처럼 장난감을 수리하기 때문에 서로를 '박사'라 부른답니다.

→ 여러분의 ‘최애’ 장난감을 사진이나 그림으로 소개해주세요. 여러분은 이 장난감을 어떻게 관리하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