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일성화.

북한에는 국화(國花)인 ‘목란’<소년조선일보 2002년 12월 3일자 3면 보도> 외에도 ‘김일성화(花)’와 ‘김정일화’가 있습니다. ‘혁명의 꽃’ ‘불멸의 꽃’으로 각각 불리는 이 꽃들에 대해 알아보기로 해요.

조선중앙방송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2002년 12월 23일 개성시 개풍군에 ‘김일성화·김정일화’를 위한 대규모의 온실이 세워졌다고 합니다. 태양열을 이용, 과학적으로 화초를 재배할 수 있도록 설계된 이 온실의 건설로 북한에는 이 꽃들만을 위한 시설이 약 120여 개에 이르게 됐다고 합니다.
‘김일성화’는 1965년 김일성 주석이 인도네시아를 방문했을 때 스카르노 대통령으로부터 선물 받은 난(蘭)과의 열대 식물입니다. ‘덴드로븀’이라는 난과의 식물 중 자주색 꽃을 피우는 희귀한 화초지요. 이 난초는 1977년 김 주석의 65회 생일 때 북한 주민들에게 처음으로 소개됐고 ‘김일성주의 혁명의 꽃’이라는 또 다른 이름도 갖게 되었다고 합니다.

▲ ◇김정일화.

‘김정일화’는 일본의 한 원예학자가 ‘베고니아’를 개량해 만든 화초로, 1988년 김정일 위원장의 46회 생일 때 처음으로 알려졌어요. 꽃의 지름이 10~20㎝ 정도이며, 다섯 번째와 여섯 번째 잎사귀에서 첫 꽃이 핀 후, 10~15개의 꽃이 4개월 동안 차례로 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불멸의 꽃’으로 불린답니다.
두 화초는 북한의 기후에서 스스로 자라날 수 없는 것들이어서 식물관 온실에서 꽃 전문가들에 의해 재배됩니다. 특히 이 화초들은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듯 김일성·김정일 부자(父子)를 상징하는 꽃이므로 최고의 정성으로 관리되고 길러진다고 합니다. 매년 경연 대회가 열려 가장 아름답고 건강하게 가꾼 사람은 큰 상을 받기도 한답니다.
지난 2000년 6월 남북 정상 회담을 위해 북한을 방문했던 김대중 대통령이 김정일 위원장과 1차 회담을 마치고 숙소로 이동하던 중 영빈관 초대소 안에 전시돼 있던 ‘김일성화’ ‘김정일화’에 대해 설명을 듣기도 했어요. 또 2001년 2월에는 이산 가족을 만나기 위해 서울을 방문한 북측 가족이 ‘김정일화’를 남쪽 가족들에게 선물해 화제가 되기도 했답니다.

/ 우승봉 기자 sbwoo@chosun.com

/NK조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