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효는 신라의 승려예요. 승려는 불교를 깊이 공부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불교의 가르침을 전하는 사람들이지요. 원효는 특히 훌륭한 승려로 인정받아 '큰 스승'이라는 뜻을 붙여 '원효대사'라고 불렸지요.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기 위해 한창 애쓰던 때 원효는 의상이라는 승려와 함께 불교 공부를 위해 중국 당나라로 길을 떠났어요. 하루는 숲 속을 지날 때 밤이 깊어지는 바람에 두 사람은 근처의 작은 동굴에서 밤을 지내기로 했어요. 동굴 속은 불빛 하나 없이 깜깜했지만, 날이 밝을 때까지 지내기는 안성맞춤이었지요. 원효는 어둠 속에서 우연히 둥근 바가지에 들어 있는 물을 만지고는 단숨에 들이키며 생각했어요.

'아! 정말 달고 시원하구나! 이렇게 시원한 물을 마시니 피곤함이 싹 달아나는 것 같군!'

다음 날 아침, 잠에서 깬 원효는 주변을 살펴보다가 깜짝 놀라고 말았어요. 동굴이라고 생각했던 곳은 오래전 버려진 무덤이었고 자신이 달게 마신 물은 깨진 해골에 고여 있던 썩은 물이었던 거예요. 그 물을 보자 원효는 갑자기 구역질이 날 것 같았어요.

하지만 원효는 곧 큰 깨달음을 얻게 되었어요. '어제는 꿀처럼 달게만 느껴졌던 물이 오늘은 왜 보기만 해도 구역질이 나는 걸까? 달라진 것은 물이 아니라 바로 내 마음이구나! 맞아! 모든 것은 내 마음속에 있었던 거야!'

'자신의 경험을 통해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라는 깨달음을 얻은 원효는 당나라로 가지 않고 신라에 머물며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깨달음을 알리고 불교를 전하는 데 힘을 쏟았다고 해요.

소담주니어 제공·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장현주 글·마이신 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