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의 문인으로 ‘동명왕편’ 지어

이규보(1168~1241)

어려서부터 시를 잘 지어 천재라고 불렸다. 일찍부터 유명해졌지만 시험 운이 없어 1190년에야 과거에 급제했다. 하지만 벼슬을 하지 못하고 오랫동안 가난에 시달리며 살았다. 이규보는 32살 때 무신 정권의 우두머리인 최충헌을 칭송하는 시를 써 벼슬길에 올랐다. 그 후 최씨 정권 아래서 문서를 쓰며 벼슬을 했다. 때론 실수해 귀양길에도 올랐지만, 최씨 정권에 충성을 바쳐 살아남았다.

이규보의 문집인 '동국이상국집' 제3권에 수록된 '동명왕편'은 고려 후기에 이규보가 지은 장편 서사시로 약 4000자로 이뤄져 있다. '동명왕편'은 해모수가 하늘에서 내려와 유화를 만나 주몽을 낳는 얘기부터 시작한다. 주몽은 고구려를 세운 동명 성왕이 되고 그의 아들 유리가 아버지를 찾아와 왕위를 잇는 얘기까지 이어진다. 신화와 역사가 어우러진 작품으로 중국과는 다른 우리 고유의 민족의식과 외적(外敵)에 대한 저항 정신을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국유사를 완성하다

일연(1206~1289)

속세의 이름은 김견명이다. 일연은 14세에 승려가 됐고, 22세에 과거 시험 승과에 합격해 정림사, 선월자, 운문사 주지 등을 거쳤다. 78세에 승려로선 가장 높은 자리 격인 국사(國師)에 올랐다. 일연은 수많은 책을 썼는데 그중 ‘삼국유사’가 가장 유명하다.
‘삼국유사’는 나이 70이 넘어 적은 역사서로 총 다섯 권으로 돼 있다. 책은 고려시대 완성됐지만, 조선 초기에 와서 많이 알려진 것으로 보인다. 처음에는 허황된 이야기라며 좋지 않은 평가를 받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가치를 인정받아서 김부식의 ‘삼국사기’와 함께 주요한 역사 자료로 인정받게 됐다.
특히 나라를 건국한 시조들과 고조선, 단군에 대한 이야기가 실려 있어 중요한 사료로 평가된다. 이 책에만 실려 있는 신라 향가나 전설, 설화 등도 우리 문학사에 귀중한 자료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