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이 가장 용기를 냈던 일은 무엇인가요? '그때 난 참 용감했어' 또는 '저 애는 용기 있는 친구야'라고 칭찬하고 싶은 친구가 있나요?

용기가 필요한 일은 사람에 따라서 다를 거예요. 주사를 맞으면서 울지 않는 것도 용기가 필요한 일이고, 밤에 깜깜한 곳을 가야 할 때도 용기가 필요하겠지요. 또 자신에게 솔직해지는 데도 용기가 필요해요. 나 또는 다른 아이가 괴롭힘을 당하고 있을 때 부모님이나 선생님께 도움을 구하는 일도 정말 용기가 필요한 일이지요. 내 힘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일을 만났을 때 도움을 구할 줄 아는 사람은 비겁한 게 아니라 용기 있는 사람이에요.

용기를 '굳세게 마음먹고 힘들고 어려운 일을 해내는 힘'이라고만 생각하나요? 그런데 뭔가를 해내는 힘 못지않게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하지 않는 힘'도 용기랍니다. 학교가 끝나고 친구들이 게임하고 가자고 붙잡을 때 거절하고 집으로 돌아가려면 큰 용기가 필요해요. 그때 게임을 거부하는 힘이 바로 용기예요. 많은 사람들 앞에 나가서 웅변이나 연설을 멋지게 하는 일도 용기 있는 행동이지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참을 수 있는 힘도 역시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이에요. 이처럼 용기에는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데 필요한 용기와 수동적으로 참고 인내하는 데 필요한 용기가 있다고 볼 수 있어요.

그런데 만약 내가 혼자서는 해결할 수 없는 어려움이나 상황을 만났을 때는 어떻게 하는 것이 용기 있는 행동일까요? 그럴 땐 어른이나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바로 용기랍니다. 사람은 혼자서는 살 수 없어요. 서로 도와가면서 살아야 하지요. 특히 어릴 때는 혼자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 많아요. 도움을 청하는 것은 비겁한 일이 아니랍니다. 꼭 해야 할 일이면 미리 잘못된 결과가 나올까 봐 걱정하느라 기회를 놓치기보다 일단 시작해 보는 것도 용기 있는 행동이에요. 꾸중을 들을 줄 알면서도 자기가 잘못한 일을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용기 있는 사람이지요.

지경사 '왜 안 되지?' (강금주 글, 오승원 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