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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0년대 어느 날 미국 철도에서 커다란 사고가 발생했어요. 당시 철도는 한 곳이 막히면 사고가 수습될 때까지 모든 열차가 뒤엉켜 대소동을 벌여야 했죠. 지금은 통제본부에서 상황을 살피며 실시간으로 지휘할 수 있지만, 당시엔 전화기도 없어서 사람이 직접 뛰고 수신호로 연락해야 했어요. 모스 부호로 타전(打電)하는 '전신(電信· 전기적 신호를 이용해 정보를 주고받는 통신기기)'이 있었지만, 아직 신(新)기술에다 판독할 수 있는 사람이 적어 사고 수습엔 사용되지 않고 있었죠.

그런데 사고가 난 날, 이를 수습할 사람이 자리를 비우고 없었어요. 이때 청년 사원이자 전신 기술자였던 앤드루 카네기가 등장합니다. 그는 이 기회에 전신의 위력을 보여주기로 했어요. 그래서 그는 현장에 나가지 않고 전신으로 역에 연락해 사고 수습을 지휘합니다. 단숨에 사고가 해결될 수 있었죠. 이후 그의 상관(上官)은 카네기의 월급을 올려줬어요. 카네기가 주식에 투자하기 시작했을 땐 자금을 빌려주기까지 했답니다. 카네기는 이 사건을 계기로 승승장구하며 먼 훗날 대사업가로 성공하게 되죠.


사업가 기질을 보이다

카네기는 영국 스코틀랜드 출신이었어요. 그는 어린 시절부터 사업가 기질을 보였죠. 어릴 적 카네기는 토끼를 키웠는데요. 토끼는 풀을 굉장히 많이 먹는 동물이었고, 풀을 조달하기 위해서 카네기는 학교생활을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래서 친구들에게 "토끼풀을 가져다주면 앞으로 토끼가 낳을 새끼에게 '너희의 이름'을 붙여주겠다"고 했죠. 친구들은 이 기발한 제안이 재밌었는지 신이 나서 토끼 먹이를 그에게 가져다줍니다. 카네기는 무탈히 학교생활을 하며 토끼도 건강하게 키울 수 있었죠.

그러던 어느 날 평안했던 그의 가정에 어려움이 닥쳐요. 작은 직물업(織物業·기계나 베틀로 직물을 생산하는 산업)을 하던 아버지는 '증기(蒸氣)'로 기동하는 기계가 출현하자 사업에 어려움을 겪었어요. 이에 사업을 접고 1848년 미국에 이민을 가게 되죠. 카네기는 가난한 이민자 신세로 학교에 다니지 못했어요. 하지만 그는 자신의 집안을 어렵게 만든 신기술을 원망하는 대신, 새로운 과학 기술의 가치를 알게 됐어요. 이후 독학을 통해 '전신 기술자'가 됐죠. 신기술이 가진 힘뿐만 아니라 시대가 요구하는 정신을 배운 거예요.


'철강왕' 카네기

철도국에서 전신을 사고 처리에 사용하지 않았던 이유는 '새로운 시도'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었어요.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해보지 않은 일, 검증되지 않은 시도에 도전하는 것을 굉장히 두려워하죠. 역사 속 위인과 개척자는 무언가를 처음 '발명'한 이가 아니라 이미 발명된 기술과 생각을 처음 적용하는 사람인 경우가 많아요. 작은 시도와 무언가에 대한 도전이 자신의 삶과 세상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역사는 가르쳐 주고 있답니다.

카네기는 청년들을 격려하고, 다양한 기회를 주고, 실수를 흔쾌히 용납해 주는 사람으로 유명했어요. 진취적이고 도전을 좋아하는 사람을 찾아내기 위해서였죠. 훗날 카네기는 철강 회사를 차리고 새로운 공법(工法)을 적용했어요. 이후 '철강왕'이란 명성을 얻고 큰 부자가 됐죠. 그는 기업을 팔아 큰돈을 모았어요. 이 돈으로 재단을 세우고 수많은 자선사업을 했답니다. 특히 전국에 도서관을 세워 사회 교육과 가난한 학생의 교육에 크게 기여했어요. 세계적 명성을 갖고 있는 미국 뉴욕의 카네기홀도 그의 기부금으로 세운 거랍니다. 영국의 세인트앤드루스대학은 카네기에게 명예총장직을 수여했어요. 한 학생이 이런 말을 남기기도 했죠. "어떤 총장은 우리에게 설교하거나 훈시(訓示)를 한다. 그런데 카네기 명예총장은 우리 사이에 섞여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