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제'가 무엇인지 제대로 알고 있을까?

일반적으로 대통령제는 국민이 뽑은 리더가 국가원수(나라의 리더)로 취임하는 정치 제도다. 하지만 대통령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대통령제는 아니다. 독일에는 대통령이 있지만 국민이 직접 뽑지 않는다. 대통령은 상징적인 존재로, 독일은 대통령제가 아닌 의원내각제로 분류된다.

다시 말하면 대통령제란 국민에게 선택받은 사람이 대통령이 돼 강한 권한과 리더십을 가지는 정치 제도다. 대통령제를 채택한 대표적인 나라는 미국이다. 국민이 뽑은 대통령은 국가원수이면서 동시에 행정부의 수장이자 군의 최고사령관이다. 그야말로 강력한 권한과 리더십을 가지고 있다.


의회에서 신임받은 정부가 국가 운영하는 '의원내각제'

그러면 의원내각제는 어떤 제도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의원내각제는 정부가 행정권을 입법부에 인정받은 후 권한을 행사하는 제도다. 의회의 신임으로 정부(내각)가 움직이는 제도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설명을 읽어도 도대체 무슨 이야기인가 하고 고개를 갸우뚱거릴 것이다.

먼저 입법권이란 법률을 만드는 권한이다. 모든 국민이 참여해서 법률을 정하면 이상적이지만 너무 사람이 많기 때문에 대부분 나라에서는 국민들이 선거로 대표자를 뽑고 이 대표자들이 모여 법률을 정한다. 이렇게 '입법권'을 가지고 입법 활동을 하는 기관이 '의회'다.

그리고 행정권이란 국가를 운영하는 권한이다. 즉 국민들이 안전하고 편하게 살 수 있도록 국내의 치안을 지키고 도로나 교통을 정비한다. 지자체라면 쓰레기 처리법 등도 검토한다. 때때로 다른 나라와 협상을 해서 국가의 이익까지 높여야 하는 등 한마디로 해야 할 일이 너무도 많다. 따라서 국가 운영에는 이 모든 실무 문제에 대처할 여러 기관이 필요하다. 이렇게 국가를 운영하는 권한이 행정권이며 행정권을 행사하는 기관이 정부다.

입법권과 행정권의 의미를 알았으니 다시 의원내각제를 정의해보자. 의원내각제는 의회를 주축으로 국가를 운영하는 제도를 말한다. '신임에 의거한 운영'인데 이해하기 쉽게 반대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의원내각제인 국가에서 입법권(의회)이 행정권(정부)에 대한 신뢰가 없다면, 입법권은 행정권의 멤버에게 총사퇴를 요구할 수 있다. 이것이 불신임 결의다. "너희는 이상해! 믿을 수 없으니까 일을 그만둬!"라고 말하는 것이다.

의원내각제에는 행정권도 국민의 대표자들이 모인 의회가 조절하도록 하자는 생각이 깔려 있다. 어쨌든 의회에서 "국가 운영을 해도 좋다"라는 신임 결의 상황에서 정부가 활동하는 제도가 의원내각제다. 단, 권력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통상적인 의원내각제의 경우 총사퇴라는 압박을 받은 행정권은 "너희는 틀렸어! 국민의 의견을 듣고 와!"라고 의회 해산을 요구할 수 있다.

의원내각제는 영국에서 발달했다. 의원내각제로 알려진 일본은 영국 제도를 모델로 해 영국과 동일한 부분이 많다. 또 전형적인 의원내각제의 특징은 행정권(정부)의 리더가 되는 수상(총리)이 의회에서 선출된다는 점이다.

의원내각제의 경우 행정권과 입법권이 일심동체의 관계를 만들 수 있지만 사이가 틀어지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그런 경우, 입법권은 행정권에 총사퇴를 요구할 수 있고 반대로 행정권은 입법권에 해산권을 행사할 수 있다.

● 정치 이야기, 뭔데 이렇게 재밌어?
콘덱스정보연구소 지음 | 이은정 옮김 | 리듬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