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조선일보] 2002 FIFA 월드컵

월드 컵 대회에는 지금까지 2개의 월드 컵 트로피가 있었다. 그 중 첫 번째 트로피는 많은 사연을 지니고 있다.

국제축구연맹이 1930년에 제1회 대회를 열기로 결정한 뒤, 프랑스 조각가인 아벨 라플레르(Abel La Fleur)는 우승 팀에 줄 순금 트로피를 제작했다. 보석으로 장식된 받침대 위에 승리의 여신이 팔을 뻗쳐 팔각형 컵을 받들고 있는 조각품이었다. 이 트로피는 현재 월드 컵 축구 대회를 만든 줄 리메 회장을 기려 ‘줄 리메 컵’으로 불려지고 있지만 1938년 제3회 대회까지는 그냥 ‘월드 컵’이란 이름으로 불렸다. 국제축구연맹은 월드 컵에서 세 차례 우승하는 나라에 이 트로피를 아주 주기로 결정했으며, 1970년 대회에서 브라질이 3번째 우승을 차지함으로써 브라질은 줄 리메 컵의 영원한 주인이 됐다.

이 트로피는 2차 세계 대전 중 침략군을 피해 이탈리아의 시골 집 침대 밑에 숨겨지기도 했으며, 1966년 영국 월드 컵 대회 직전 전시되던 중 누군가가 훔쳐 가버려 사라지는 소동을 겪기도 했다. 영국 경찰이 이 트로피를 찾아 온 나라를 뒤졌지만 실패했고, 결국 이 트로피는 ‘픽클즈’라고 불리던 개에 의해 런던 바깥 주택가 쓰레기통에서 발견됐다.

줄리메 컵은 1983년 브라질에서 다시 도둑을 맞았다. 브라질 경찰은 트로피의 금을 노린 도둑들이 훔쳐 간 뒤 녹여 없앤 것으로 여기고 있다. 이후 역사적인 의미를 지닌 귀중한 트로피는 이렇게 세계 축구 팬들의 눈에서 영영 사라지고 말았다. 브라질축구협회는 줄 리메 컵과 똑같은 것을 새로 만들어 대신 보관하고 있다.

두 번째 월드 컵 트로피는 국제축구연맹이 53개나 되는 디자인 중에서 골라 1974년 월드 컵 축구 대회에 내놓은 것이다. 이탈리아 조각가인 실비오 가자니가(Silvio Gazazniga)가 순금으로 만들었다. 조각가의 설명에 따르면 “바닥에서 나사 모양으로 솟아 오르는 선들이 지구를 떠받치고 있는데, 이는 2명의 선수가 감격적인 우승의 순간을 맞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높이 36cm, 무게 4970g인 이 트로피는 국제축구연맹이 갖고 있으며 우승 팀에는 똑같이 만든 복제품을 주고 있다.

자료출처 : 한국 월드컵 조직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