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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기


한국의 첫 신약을 개발한 김대기 박사

1999년 7월 14일 식품의약품안전청이 국내 신약 1호로 공인한 위암 항암제 '선 플라'를 만든 SK케미칼 생명과학연구실장 김대기(43) 박사. 약사에서 박사로, 다시 제약사 연구원으로 변신해 뜻을 이루기까지 자나깨나 항암제만 생각했습니다.

부산 개금동에서 트럭운전을 하던 아버지의 2남2녀중 맏이었던 그는 고학으로 고등학교(부산 동래고)와 대학(서울대 약대) 공부를 했습니다. 다른 졸업생들처럼 그도 방배동에 약국을 차렸습니다.

그런 그가 편안한 일터를 2년여만에 과감히 정리하고 82년 미국 유학길에 올랐습니다. 고교시절부터 꿈꿔왔던 암 치료제를 만들기 위한 새로운 투자였습니다.

미 뉴욕대에서 항암제 관련 논문으로 의약화학박사학위를 취득한 그는 실무를 익히기 위해 86년 10월 미 ICN사에 입사했습니다. 그러다 출근 3개월만에 눈을 잃을 뻔한 섬뜩한 경험을 했습니다. 87년 1월1일 미국인들은 쉬고 있었지만 한번이라도 더 실험을 하고 싶어 전날 혼합해 놓았던 액체 암모니아가스가 든 용기를 들춰봤다가 갑자기 암모니아가스가 왼쪽 눈을 확 쏘았습니다.

87년 귀국 후 한국화학연구소에서 일하던 그는 2년후 항암제에 유난히 집착하는 SK케미칼 책임연구원으로 다시 한번 변신했습니다. 이 회사가 항암제에 집념을 가지게된 건 선대 최종건, 2대 최종현 회장 모두 가 공교롭게도 폐암으로 숨졌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입사 후 1년만인 90 년초 김 박사는 항암제 연구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됐습니다. 약국을 그만둘의 결심을 실천하기까지 8년이 걸린 셈이었습니다. 그는 미국 유학 때부터 백금착체 항암제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기존의 백금착체 항암제가 부작용이 커서 문제였는데, 부작용을 이길 길도 바로 백금착체 항암제에 있을 것이라는 착안을 했습니다.

신물질을 선택하고, 거기에서 추출된 시험약으로 동물실험을 하기까지 다시 긴 세월 이 흘렀습니다. 마리당 100만원씩 하는 외제 비글견이 50 마리, 마리 당 2만5000원에서 5만원까지 하는 일본산 모르모트 1만 마리가 암 정복을 위해 희생됐고 24시간 개의 혈액을 받아낸 적도 있습니다.

새벽 2∼3시 퇴근을 밥먹듯 하기를 9년여. 81억원의 연구 비용. 인내와 고통의 한계와 싸워야 했던 9년 2개월. '선플라' 개발을 위해서 희생된 수천 수만 마리의 쥐와 개들.... 드디어 서울대 등 국내 9개 병원에서 실시한 임상시험에서 자신이 만들어낸 '선플라'를 단독 투여한 말기 위암환자 2명이 완치에 가까운 효과를 거둔 것으로 최종 확인됐습니다. 끝이없을 것만 같았던 거칠고 고단한 고갯길의 정상에 마침내 다다른 것입니다. 신약 불모지인 한국 제약업계를 세계 10위권인 신약 선진국 대열에 당당히 올려놓았습니다.

SK에 따르면 이 신약의 항암 효과는 기존 항암제와 같거나 그 이상이 면서도 투여량과 투여 시간은 훨씬 적게 들고 부작용도 적고 특히 산학연 합동 연구체제를 통해 100% 자체 기술력으로 개발함으로써 국내 신약 개발사에 큰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김대기 성공비결

김대기 박사의 세가지 성공비결

♤ 성공 비결 1 : 공부만이 살 길이다.

부산 개금동, 가난한 학창시절, 패싸움에 어울리고 운동에 소질이 뛰어난 김대기, 가난한 형편에 자신이 살 길은 오로지 공부밖에 없음을 깨닫고 공부에만 전념하였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때는 학교에서 숙식하면서 공부, 국밥집 하는 어머니가 학교에 도시락을 나릅니다. 김대기는 가정 형편이 좋지 않아 육사에 진학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육사에 갈려면 다리가 곧아야 된다는 주위의 말에 다리를 붙이고 자는 해프닝을 벌이지만 결국 육사를 포기합니다. 과학자에 대한 막연한 동경으로 서울대 약대에 시험 80명 정원에 78등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 성공 비결 2 : 꿈은 크게!

서울 방배동에 약국개업, 어린애 약을 잘 지어 준다고 소문이 나자 손님들이 '북적북적' 하였습니다. 처방을 해서 임신 안 되는 2명의 부인을 임신시켜 주기도 하였습니다. 1년에 집한 채 값을 마련할 정도로 잘 되는 약국을 접고 결혼한 아내와 유학 길에 오릅니다. 뉴욕 주립대에서 언어의 장벽, 교수와의 갈등을 겪기도 합니다. 세미나를 위해 논문을 모조리 암기하여 찬사를 받기도 하였습니다. 박사학위를 받고 난 후 미국 ICN에 입사. 공휴일에도 연구, 암모니아 폭발 사고로 눈을 심하게 다치기도 하지만 신약개발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한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은 변함없었습니다.

♤ 성공 비결 3 : 10년 전쟁, 안되면 되게 만든다

SK 케미칼에 입사하여 본격적인 항암제 개발에 착수합니다. 일 중독자 김대기, 밤낮 연구에 몰두한 나머지 화학약품 냄새가 입에서도 날 정도였습니다. 실험을 위해서 쥐와 동물을 수백, 수천 마리를 죽여야 했습니다. 죽은 동물들을 위해 1년에 한번씩 '수혼제'를 지내기도 하였습니다. 연구팀이 만들어낸 120가지의 화합물 중에서 숙고 끝에 선택한 화합물 SKI2034R이 실패로 돌아가 좌절하기도 하지만 이내 다시 일어나 대안으로 SKI2053R을 선택하여 임상시험에 착수, 성공적인 결과를 낳게 됩니다. 드디어 국내 '신약 1호' 선플라가 탄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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