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0만 년 전 유인원 화석 분석했더니 “열매 아닌 ‘잎’ 먹기 위해 직립 보행”
현기성 기자 existing26@chosun.com 입력 : 2023.04.19 19:45
인류는 언제부터 똑바로 걸었을까요? 허리를 구부리고 사족보행하던 유인원이 나무가 우거진 열대우림에서 열매를 따기 위해 똑바로 걷기 시작했다는 게 정설이에요. 열매가 달린 가늘고 약한 나뭇가지로 손을 뻗으면서 균형을 잡고 두 발로 섰다는 거죠. 그런데 4월 14일, 열매가 아니라 '잎'을 먹기 위해 직립했다는 연구 결과가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실렸습니다. 미국 미시간대 연구진은 탁 트인 삼림지대에서의 생활과 잎을 포함한 식단이 유인원이 직립하도록 만들었다고 설명했죠.
	①우간다 모로토에 있는 유적지에서 연구진이 화석을 찾고 있다. ②모로토피테쿠스 척추(등뼈). ③뾰족한 치아가 특징인 모로토피테쿠스 얼굴 부분과 상악골(위턱). /University of Michigan
①우간다 모로토에 있는 유적지에서 연구진이 화석을 찾고 있다. ②모로토피테쿠스 척추(등뼈). ③뾰족한 치아가 특징인 모로토피테쿠스 얼굴 부분과 상악골(위턱). /University of Michigan
연구진은 아프리카 우간다에 있는 모로토에서 발견돼 '모로토피테쿠스(Morotopithecus)'라 불리는 2100만 년 전 유인원 화석을 분석했어요. 모로토피테쿠스의 울퉁불퉁한 어금니를 통해 나뭇잎을 먹었다는 것을 확인했죠. 열매를 먹는 데 사용하는 치아는 둥글지만 잎을 먹는 동물은 섬유질을 찢기 위해 치아가 울퉁불퉁하거든요. 또 척추나 대퇴골뼈 화석을 통해 허리를 세웠다는 것도 확인했어요. 열매는 보통 끄트머리 약한 나뭇가지에 열리는데요. 열매를 따려면 다른 나무나 줄기에 기대야 하지만 잎은 나뭇가지 어디에나 있기에 기대지 않고도 똑바로 허리를 펴는 것만으로 딸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죠.

연구진은 인류의 조상으로 추정되는 유인원이 잎을 실제로 먹었다는 사실뿐만 아니라 탁 트인 초원에서 살았다는 것도 발견했어요. 화석이 발견된 토양을 분석해 당시 살던 식물이 수분이 부족했다는 것을 확인했거든요. 즉, 아마존처럼 나무가 울창한 우림지대가 아니라 사바나처럼 건조한 초원이었던 거죠. 연구진은 이를 토대로 "나무 사이 간격이 넓은 환경이었기 때문에 땅에서 내려와 걸어 다니기 시작했다"며 "직립보행을 시작하기 최소 1000만 년 전에 그런 환경이 만들어졌을 것"이라고 설명했어요.
 2100만 년 전 유인원 화석 분석했더니 “열매 아닌 ‘잎’ 먹기 위해 직립 보행”
→ QR코드를 통해 침팬지 세 마리가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나무 사이를 움직이는 영상을 확인 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