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의 생각은?] 예술 작품의 기준

요즘 예술계에선 한 예술품을 둘러싼 격렬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어요. 예술품은 말 그대로 예술적 가치를 지닌 작품을 의미해요. 틀에 박힌 형식보단, 다양한 형태와 개성을 갖춘 것들로 이뤄졌죠. 그 형태는 그림같은 작품이거나 아니면 우리가 흔히 먹는 과일이 될 수 있어요. 실제 과일을 예술품으로 전시할 수도 있고요. 하지만 주변에서 쉽게 살 수 있는 과일을 과연 작품의 일종으로 볼 수 있는지, 그걸 먹을 땐 예술품 훼손에 속하는 건지를 두고 갑론을박이 일고 있어요.


예술품을 먹었는데도 큰 문제가 없다?

"꿀꺽."

4월 27일 리움미술관에서 한 서울대생이 1억5000만 원에 달하는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작품 '코미디언'(바나나를 벽에 붙여 놓은 작품)을 먹은 일이 벌어졌어요. 단지 배고프단 이유로 전시 중인 작품을 훼손한 건데요. 미술관 측은 아무런 제지를 가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태연하게 새 바나나를 벽에 붙이고는 똑같은 작품이라며 전시를 이어갔죠. 미술관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 "관람객이 돌발 행동을 했지만, 원래 전시된 바나나는 2~3일에 한 번씩 새것으로 교체하는 게 원칙"이라며 아무 문제 없다는 입장을 내놨어요.

해당 소식이 퍼지자 이를 둘러싼 여러 설전이 오갔는데요. 훼손된 작품을 본 동덕여대 재학생 A(22)씨는 "먹으라고 갖다둔 게 본질적 의도가 아니다"라며 "이유가 어찌 됐건 예술품을 훼손한 잘못된 행위"라고 말했어요. 온라인상에선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한다' '저 작품을 보기 위해 온 다른 관람객을 배려하지 않은 행위다'는 글까지 쏟아졌죠. 그러나 전문가 생각은 달랐는데요. 안진국 미술평론가는 "이 작품에선 바나나를 통해 예술적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아이디어에 상징성이 있다"며 "바나나를 온전한 미술 작품으로 볼 수 없을뿐더러 예술품 훼손에 속하기도 어렵다"고 했습니다. 물론 다른 관람객을 배려하지 않은 도의적인 책임은 져야 한다면서 말이죠.


예술적 가치 훼손 vs. 사람보다 잘 그려

예술품을 둘러싼 논란은 이뿐만이 아니에요. 최근 챗GPT 열풍이 불면서 인공지능(AI)이 예술품을 만드는 시대가 왔어요. 하지만 AI 기술로 만들어낸 작품을 예술로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예요. 오히려 예술적 가치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죠. 실제 미국 게임 디자이너인 제이슨 앨런은 한 공모전에서 AI를 활용해 만든 작업물로 1위를 차지했는데요. 일부 예술인은 "사진·그림을 컴퓨터로 짜깁기한 표절 작품"이라며 비난을 퍼부었어요. 2021년엔 돼지가 붓을 입에 물고 도화지에 낙서한 그림이 우리 돈으로 3100만 원에 판매되자 "사람보다 잘 그렸다"는 의견이 나오는가 하면, "동물이 아무 생각 없이 낙서한 그림에 어떤 예술적 의미를 부여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이어졌어요. 알쏭달쏭한 예술품의 세계, 예술 작품의 기준은 과연 무엇일까요?

→ 바나나를 벽에 붙여 놓은 작품을 먹은 사람은 예술품을 훼손한 걸까요? AI와 돼지가 그린 그림을 예술품으로 볼 수 있을까요? 여러분이 생각하는 진짜 예술이 무엇인지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