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호령하는 '블랙 팬서' K2 흑표 전차

탱크의 우리 말은 전차(戰車)입니다. '싸우는 차', 전투용 차라는 뜻 정도 되겠죠. 전차가 개발되기 전에는 사람 대 사람, 혹은 사람 대 말을 탄 기병이 전투를 이끌었지만 전차가 전쟁터에 나타나면서 판도는 확 바뀌었습니다. 사람(보병)이 쏘는 총으로는 전차의 두꺼운 장갑을 도저히 뚫을 수 없었죠. 차체로 밀어붙이면 보병들은 혼비백산 도망가기 일쑤였습니다. 6·25 전쟁 당시 제대로 된 전차를 갖지 못했던 국군은 (구)소련의 지원을 받은 북한군 전차에 속수무책으로 밀릴 수밖에 없었죠. 하지만 지금은 이야기가 다릅니다. 대한민국은 현재 세계 최고 수준 전차를 많이 보유했을 뿐만 아니라 스스로 만들 수도 있어요.

오늘 소개할 주인공은 'K2 흑표'입니다. 미국의 M1A2 에이브럼스와 독일의 레오파르트2 등 세계 최고 전차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3.5세대 전차입니다. 에이브럼스나 레오파르트가 1970년대 처음 개발이 된 것을 감안하면 2000년대 개발된 K2 흑표야말로 진정한 최신형 전차라는 평가도 나와요. 미국 군사 전문 매체 밀리터리 워치 매거진은 K2 흑표를 '블랙 팬서(Black Panther)'로 부르며 세계 전차 순위 1위에 올려놓기도 했죠.

2014년 본격적으로 군에 도입된 K2 흑표는 55t(톤) 중량에도 최대 70㎞/h 속도로 달릴 수 있습니다. 말 1500마리가 내는 힘을 뜻하는 1500마력 엔진 덕분이죠. 마냥 빠르기만 한 것도 아닙니다. 요즘은 '승차감'이 중요하니까요. K2 흑표는 힘껏 달릴 때 진동·충격을 흡수하고, 차체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장치를 갖추고 있어요. 이는 승차감만 좋게 하는 것이 아니라 달리는 중 주포(主砲)를 쏘는 기동 사격의 정확도를 높이는 데 큰 몫을 하죠. 또 차체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기능도 갖추고 있습니다. 이를 활용해 차체를 낮춰 수풀 속에 숨을 수 있고, 차체를 높여 주포의 발사 각도를 넓히는 등 여러 가지 역할을 하죠.


긴 주포로 명중률·관통력 높여… 자동추적·자동장전장치 탑재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엄청나게 긴 주포입니다. 탄두의 지름이 120㎜에 달하는 K2 흑표의 주포는 명중률과 관통력을 높입니다. 또 목표물을 자동 추적하는 장치를 도입해 공격력도 높였죠. K2 흑표가 다른 유명 전차와 차별화된 기술은 자동장전장치인데요. 옛날 전차에서는 탄약수라고 불리는 병사가 직접 포탄을 들어 주포에 장전해 발사하곤 했죠. 아무리 힘세고 능숙한 탄약수라도 전투가 길어지면 장전 속도가 늦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K2 흑표는 '자동장전장치'를 통해 1분에 10발을 안정적으로 쏠 수 있어요. 이 밖에도 전차를 공격하는 미사일을 탐지해 이를 회피하는 연막탄을 발사하는 등 여러 기능을 갖췄죠. 능동방어장치와 방호용 레이더, 레이저 경고 장치 등을 통해 적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피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