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사람이 쓰러졌어요!"

10월 11일 충남 금산군 한 식당에서 누군가 심정지로 쓰러지자 인근에 있던 사람들이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다행히 응급조치가 이뤄진 덕에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죠. 발 빠른 대처를 한 이는 119 구조대원이 아닙니다. 바로 외식업계 종사자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입니다. 2022년 1월, 가수 임영웅도 교통사고 현장에서 소중한 생명을 구한 바 있죠. 의료인이 아닌 이들이 타인의 생명을 살릴 수 있었던 건 과거 군대에서 배운 '심폐소생술(CPR)' 덕분입니다.


생명을 살리는 두손, 심폐소생술

CPR은 심장·폐의 활동이 갑자기 멈췄을 때 실시하는 행위로, 심정지 환자 주변에 의료인과 치료 장비가 없을 경우 구급차가 올 때까지 생명 유지를 돕는 일종의 응급처치법입니다. 심장박동이 멈출 경우 호흡과 혈액 순환이 정지됩니다. 심정지 환자에게 골든타임(수술 성공 확률이 가장 높을 때)은 단 4분. 이 시간 동안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을 시 뇌에 산소 공급이 되지 않아 심각한 뇌 손상을 입을 가능성이 높죠. 이때 가슴 부위에 인위적인 힘을 가하는 CPR을 하는 동안에는 환자의 호흡이 유지될 수 있습니다. 실제 최근 5년간 우리나라 119 구급대가 살린 심정지 환자 수는 총 5825명입니다. 작년에만 1169명이 CPR과 같은 응급처치로 소중한 생명을 되찾았습니다.

CPR은 어떻게 하는 걸까요? 행정안전부와 대한심폐소생협회가 안내한 'CPR 요령법'에 따르면, 우선 환자 의식을 확인해야 합니다. 어깨 양쪽을 세게 두드려도 의식이 없다면 주변에 있는 사람 한 명을 콕 짚어 "119에 신고를 하고, 자동심장충격기(AED)를 가져다 주세요"라고 외칩니다. AED는 강한 전류를 통해 심장이 다시 제 기능을 할 수 있게 돕는 장치인데요. 가슴에 패드를 부착하면 기계가 자동으로 전기 충격을 보냅니다. AED를 쓰면 생존율이 4배 이상 증가하죠.

AED를 전달받기 전까지 그리고 AED가 CPR을 하라는 신호를 보내면 환자의 가슴을 압박합니다. 깍지 낀 손의 바닥 부분으로 5㎝가량 들어가도록 체중을 실어 가슴을 압박하고 푸는 행위를 빠르게 반복합니다. 횟수는 1분에 100회 내지 120회. 이후 기도를 개방해 인공호흡을 2회 시행해요. 구급차가 올 때까지 반복하는데, CPR은 힘이 많이 들기 때문에 교대할 수 있는 인원이 있다면 2분마다 번갈아가며 하되 쉬는 시간은 10초를 넘기지 말아야 합니다. 환자가 의식을 되찾았다면 기도가 막히지 않도록 옆으로 돌려 눕혀야 하고요.

그럼에도 통상 119 신고 후 구급차가 환자에게 도착하는 시간이 골든타임을 넘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성만 무소속 의원실이 소방청으로부터 받은 '소방력 현황'에 따르면, 7분 이내에 소방차가 도착하는 지역은 전국 18개 지역 중 9곳으로 절반에 불과했습니다. 이 때문에 CPR은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열쇠와 같습니다. 구급대원이 현장에 도착하기 전까지 말이죠.

→ 우리 주변에서 교육용 CPR 마네킹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마네킹을 통해 보다 정확한 CPR 방법을 익혀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