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틱톡·유튜브쇼츠의 공통점은 뭘까요? 모두 스크롤을 아래로 내리면 끊임없이 콘텐츠가 나오는 '무한 스크롤'로 사용자를 잡아둔다는 겁니다. 10월 24일(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와 콜로라도주 등 33개 주 정부는 '메타'의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이 미국 아동·청소년의 정신 건강에 피해를 준다며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롭 본타 미 캘리포니아주 법무 장관은 "메타는 기업 이익을 늘리기 위해 중독성을 키우며 우리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해를 끼치고 있다"고 했습니다. 워싱턴 DC를 포함한 다른 8주도 미국 연방 법원에 같은 이유로 메타를 고소했죠.

왜 무한 스크롤이 문제일까요? 사람은 결핍을 해소하기 위해 행동합니다. 재미가 부족하면 재밋거리를 찾고, 사회 욕구가 부족하면 친구를 찾죠. 그런데 소셜미디어는 알고리즘을 이용해 '나에게 꼭 맞는 재밋거리'와 친구 관계를 제공합니다. 스크롤만 내리면 되는 간단한 행동으로 자극적인 재밋거리와 친구들 이야기라는 보상을 받을 수 있죠. 이렇게 심리적 보상을 위해 특정 행동을 반복하며 통제력을 상실하는 '행동 중독' 상태가 되기 쉬운 구조가 문제라는 겁니다.

또 도박성도 있습니다. 구글의 디자인 윤리학자였던 트리스탄 해리스는 2017년 TED 강연에서 "피드를 계속 내려서 새로운 걸 확인하는 건 슬롯머신과 비슷하다"고 지적한 적 있습니다. 언젠가 큰돈을 벌 수 있을 거라는 도박처럼, '아마도 재밌는 게 있을 거야'라는 믿음에 끊임없이 스크롤을 내리며 앱을 사용하게 된다는 거죠.

성숙한 성인은 재미를 느끼다가도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앱을 종료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성인보다 뇌가 덜 발달한 아동·청소년은 이런 제어가 어려워 행동 중독 상태가 되기 쉽죠. 미국 공중보건국은 2023년 5월에 소셜미디어를 과하게 이용하는 아동·청소년은 ▲행동 중독 ▲우울증 ▲수면 장애 위험이 높다는 보고서를 낸 적도 있습니다. 서수연 성신여대 심리학과 교수는 "자신에게 최적화된 콘텐츠가 계속 나온다면 성인만큼 자기 조절 능력이 발달되지 않은 아이들이 이를 끊기는 힘들 것"이라며"미 주 정부들이 이런 (중독적인) 환경을 끊을 수 있는 장치가 없다는 걸 문제 삼았다고 본다"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