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換率)은 한 국가의 통화와 다른 국가의 통화를 교환하는 비율을 말해요. 그런데 최근 달러(미국의 화폐)에 비해 엔화(일본의 화폐) 가격이 크게 떨어지는 '수퍼 엔저(円低)' 현상이 이어지고 있어요.

엔저 현상은 쉽게 말해, 엔화 가격이 하락하는 것을 의미해요. 엔화 가격이 떨어지면 수출 기업에는 가격 경쟁력을 주는 반면, 일본 내에서는 물가가 상승한 탓에 소비 심리가 위축되죠. 무슨 말이냐고요? 엔화를 달러로 바꿀 때 이전엔 1달러를 120엔 정도 줬다면, 요즘은 150엔으로 더 비싼 값을 치러야 해요. 이와 달리 일본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은 비용 부담이 적어져요. 과거엔 1달러를 주면 120엔을 받았는데, 수퍼 엔저인 시점에선 이보다 더 많은 약 150엔을 환전 받거든요. 이런 현상이 극에 달할 때 수퍼 엔저라고 부르죠.

수퍼 엔저 현상은 왜 벌어지는 걸까요? 가장 큰 이유는 미국과 일본의 통화정책 차이 때문이에요. 현재 기축통화*는 달러가 기준인데요. 미국은 경기 회복과 물가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통화정책을 긴축(緊縮·지출을 줄임)으로 전환하는데, 일본은 반대로 완화하는 방향으로 유지하고 있어요. 쉽게 말해, 시장에 달러는 줄어들지만 엔화는 많아져 그 가치가 하락한다는 얘기죠. 미국이 금리(이자)를 올리면 미국과 일본의 금리차가 더 벌어져 엔저 현상은 더 오래 지속될 수 있고요.

수퍼 엔저로 더 많은 엔화가 생긴 외국인 관광객은 고가 음식이나 명품을 소비하고 있어요. 일본인들 사이에선 신조어 '인바운드동(丼)'이 유행할 정도랍니다. 외국인 관광객의 자국 방문을 뜻하는 '인바운드(Inbound)'에 일본어로 덮밥을 뜻하는 '동(丼)'을 합친 단어로, 비싼 덮밥집에 외국인 손님으로 가득하다는 현상을 뜻해요. 하지만 일본 내국인들의 지갑 사정은 여의치 않답니다.

*기축통화: 외환 시장에서 결제를 하거나, 금융 거래를 할 때 기준이 되는 화폐. 현재 미국의 달러가 기축통화의 역할을 한다.

→ 우리나라 원화와 일본 엔화의 환율을 비교해 보세요. 현재 가치가 더 높은 통화는 무엇이고, 우리나라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