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와 노화의 관계를 두고 그간 과학계에선 다양한 가설이 있었어요. "뇌를 오래 쓸수록 늙는 속도가 느려진다"는 주장과 "뇌 사용과 노화 속도는 관계가 없다"는 의견이 나오는 등 여러 목소리가 오르내렸는데요. 최근 전자의 내용을 뒷받침할 연구 결과가 나왔어요. 지난 1일 미국의학협회가 발행하는 'JAMA 네트워크 오픈'에 따르면, 2년 동안 공부 같은 행위를 꾸준히 할 때마다 노화 속도가 최대 3% 느려졌어요. 교육을 많이 받을수록 천천히 늙고 더 오래 살 수 있다는 새로운 내용이 나온 거예요. 교육적 성취도와 노화 속도, 사망 시기를 연결한 첫 연구인 셈이죠.

사람마다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뇌는 20대 때부터 서서히 노화되기 시작해요. 하지만 잦은 스트레스를 받을 땐 10대부터 노화가 진행될 수 있어요. 실제 미국에선 코로나19가 유행했을 당시, 방역 규제를 심하게 겪은 10대들의 대뇌피질이 얇아지고 해마와 편도체가 커지는 등 뇌가 더 빨리 노화했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어요. 스트레스를 받은 10대는 다른 또래들과 뇌 나이 차가 3년 정도 벌어졌죠.

미국의학협회 연구진은 'PACE 후성유전학적 시계'라는 검사를 실시해 노화 속도를 분석했어요. PACE 후성유전학적 시계는 나이 들수록 신체가 얼마나 빨리 그리고 느리게 변하는지를 측정하는 검사예요. 쉽게 말해, 노화의 속도계(움직이는 물체의 속도를 재는 장치) 같은 기능을 하는 거죠. 그 결과 2년 동안의 교육이 노화를 2~3% 늦추는 것으로 나타났고, 교육이 노화와 상관관계가 있다고 밝혀진 거예요. 논문의 주 저자인 글로리아 그라프 전염병학 박사 과정 연구원은 이번 연구를 가족 간 차이를 최대한 배제하고, 교육의 효과만을 분리해 적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말했어요. 연구진은 "더 많이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수명이 길고 노화 속도가 느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했죠. 뇌를 많이 쓸수록 몸도 건강해지기 마련이에요. 평소 뇌 운동을 위해 독서를 하거나, 논술을 연습하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