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껑충껑충' 특유의 점프력을 자랑하는 캥거루. 호주 동전과 우표 등에 새겨질 정도로 호주를 상징하는 동물이에요. 3월 8일(현지 시각), 호주 빅토리아주의 한 골프장에서 캥거루 떼가 출몰해 경기가 중지되는 상황이 펼쳐졌어요〈사진〉. 갑자기 몰려든 캥거루 떼가 골프장 곳곳을 돌며 난동을 부렸거든요. 캥거루는 온순해 보여도, 몸길이 1.5m에 최대 몸무게 100㎏에 달하는 큰 몸체를 가진 탓에 힘이 센 편이에요. 그래서 사람을 해칠 수 있는 맹수(猛獸)에 속하죠. 호주 현지에서는 도로나 주거지로 침입하는 경우가 잦아 대표적인 '사고뭉치' 동물로 꼽혀요.

캥거루는 척박한 호주 대륙에 사는 대형 초식동물인데요. 살아남기 위해 풀을 먹으며 먼 거리를 이동하는 형태로 진화했어요. 평소엔 앞발을 땅에 대고 다니지만, 경우에 따라 뒷다리만 사용해 껑충거리며 점프할 수 있는 만큼 독특한 신체 구조를 갖고 있어요. 그래서 캥거루가 달릴 때 속도를 키울 수 있는 방법은 뛰는 횟수가 아닌, 보폭을 늘리는 데 있어요. 예컨대 시속 6㎞로 달릴 때와 20㎞로 달릴 때 뛰는 횟수는 같은데요. 뒷다리의 힘줄 덕분에 에너지를 저장해 뒀다가 다음 점프에 보폭을 늘려 속도를 조절하는 식이죠. 여기서 알 수 있듯이 캥거루는 다리에 힘이 많은 편이라 공격할 때 주로 다리를 쓰죠.

다른 특징으로는 캥거루의 주머니가 있어요. 주머니 안에는 주로 아기 캥거루가 있어요. 캥거루의 주머니는 육아낭(育兒囊·새끼를 넣어 기르는 주머니)이거든요. 새끼 캥거루는 태어나자마자 모유를 보충하기 위해 어미의 육아낭으로 들어가요.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 가까이 그 안에서 살죠. 주머니에서 정성껏 보살핌을 받은 새끼 캥거루는 다 커서 주머니에서 탈출하게 되지요.

호주 기후변화에너지부(DCCEEW) 공식 통계에 따르면, 호주 캥거루 수는 4500만 마리(2017)로 당시 호주 인구(2459만 명)의 2배에 달하는 정도였어요. 늘어나는 개체 수에 비해 통제가 어렵다 보니 호주 당국은 캥거루 관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데요. 도로에 침범해 각종 추돌 사고를 내는 것은 물론, 가정집 마당에 출몰해 주민을 위협하거나 농가에 침입해 작물을 망치는 일들이 비일비재해요. 이에 2019년부터 호주 당국은 제한적으로 캥거루 사냥을 허가하기도 했답니다.

→ 캥거루가 드넓은 대륙에서 평화롭게 뛰노는 모습을 그림으로 그려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