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신한·하나 등 주요 은행권이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quity Linked Securities·ELS) 손실에 대한 배상을 논의하고 있어요. 주식 상품 중 하나인 홍콩 ELS를 판매한 6개 은행에서 만기를 앞둔 상품의 손실을 우려해 가입자에게 배상을 해주기로 한 건데요. ELS는 주식시장이 어떻게 될지 모를 때 유용하게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이에요. 주가 움직임을 정확히 예측할 수 없기에, 정해진 범위 아래로 주가가 내려가면 손실이 막대해져요. 은행 입장에서는 2조 원에 달하는 충당금(充當金)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인데요. 충당금은 무엇일까요?

충당금은 쉽게 말해 나중에 발생할 손실에 미리 대비해 쌓아두는 돈이에요. 한 기업이 가진 채권 중에서 거래를 한 상대 기업의 부도 등 손실을 이유로 약속한 자금을 돌려받지 못한 경우가 있는데요. 이런 손실을 충당하기 위해 미리 비용으로 처리해서 갖고 있던 일종의 비상금이죠. 은행 입장에선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충당금을 많이 쌓을수록 실적이 안 좋아지고 이익이 줄 수 있어요. 하지만 은행 입장에서는 그만큼 재정적인 안정을 유지할 수 있어요. 금융감독원은 나라에 경제 위기가 감지되면 은행들에 충당금을 더 쌓아두도록 권하고요.

이번 홍콩 ELS 사태로 은행들이 대규모 충당금을 적립하고 있는 것 역시 몇 년 새 지속된 경기 불황의 여파가 커요. 코로나19 기간 동안 막대하게 불어난 대출과 금리 변동으로 투자자들의 기대 수익 또한 불확실해졌어요. 홍콩 ELS는 홍콩증권거래소에 등록된 중국 대기업이 모여있는 주식에 기초한 상품으로, 중국 정부 규제 등에 따라 변동성이 비교적 높아요. 중국 경제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 보니 최근 중국의 경기 둔화 영향이 홍콩 ELS까지 미치게 된 겁니다. 은행마다 충당금은 제각각이지만 감소와 증가 추이를 통해 나라 경제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지표가 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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