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정부가 사과값이 금(金)값이 된 이른바 '금사과'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바나나·오렌지 등을 싼값에 제공하기로 했어요. 기후변화와 탄저병(炭疽病·열매 표면에 누런 갈색 무늬가 생기며 움푹 파이는 병) 등으로 사과 생산량이 줄어들자, 사과 값이 올랐거든요. 치솟는 사과값을 낮추기 위해 해외에서 들여온 수입 과일이 사과의 빈자리를 대체하도록 한 겁니다. 사람들이 비싼 사과 대신 저렴한 바나나나 오렌지를 더 많이 구매하게 만들어 사과값을 낮추려는 의도죠. 여기서 알 수 있는 경제 상식이 있어요. 바로 '대체재(代替財)'라는 용어인데요. 위에 나온 바나나, 오렌지 등이 사과의 '대체재'예요. 대체재는 말 그대로 어느 한 제품이 다른 제품을 대신할 수 있을 때 쓰여요. 예컨대 밀가루와 쌀가루가 가장 대표적인 대체재 관계이기도 하고요. 밀가루 가격이 오를 때 빵이나 면 대신 쌀가루로 만든 음식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이처럼 대체재는 하나의 상품이 다른 상품을 대체할 수 있을 만큼 역할이나 쓰임새가 비슷해 경쟁 상품으로도 여겨질 수 있어요. 어떤 상품이 충분히 그 가치를 대신할 수 있기 때문이죠.

대체재와는 달리 한 상품의 사용 가치를 높이도록 돕는 상품도 있어요. 바로 '보완재(補完財)'인데요. 보완재는 같이 사용될 때 사람들에게 더 큰 만족이나 가치를 제공해요. 스마트폰과 앱이 대표적인 예시랍니다. 스마트폰이 있어야 다양한 앱을 설치할 수 있고, 앱은 스마트폰의 기능을 확장시켜 스마트폰의 가치를 높이기 때문이에요. 이처럼 보완재 관계에 놓인 상품들은 서로 도움을 받고, 어느 한쪽이 없으면 가치와 기능을 잃을 수도 있어요.

대체재와 보완재 외에도 다른 상품의 소비나 가격 변화와 관계없이 독립적으로 소비되는 상품이 있어요. 이를 '독립재(獨立財)'라고 부르는데요. 독립재는 서로 다른 두 상품이 소비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아요. 책과 음료수를 예시로 들어볼게요. 책의 소비량이 늘거나 줄어도 음료수에는 영향이 없을 만큼 독립재는 상품의 종류와 기능, 가치가 겹치지 않아요.

정리하면, 앞에 나온 수입 바나나와 오렌지는 사과 값에도 영향을 주고, 서로 보완하는 역할이 아니라 오히려 과일이라는 품목의 경쟁 상품이라는 점에서 대체재로 불린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