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1일 대만 타이베이 지하철 출입문 앞. 강아지 두 마리가 서로의 냄새를 맡으며 반갑게 인사하고 있습니다. 자세히 보니, 강아지들은 주인의 품 안에 안겨 있지 않았습니다. 반려동물용 유아차인 이른바 '개모차' 위에 올라타 있었던 거죠. 우리나라에서도 아이들을 태운 유아차보다, 반려동물을 태운 개모차를 쉽게 볼 수 있어요.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 요즘, 반려동물이 가족 구성원의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서울 관악구에 거주하는 A씨 부부는 주말이면 반려견과 나들이에 나섭니다. 아이가 없는 이들에게 반려견은 소중한 딸 같은 존재죠. 부부는 "외출할 때마다 반려견과 함께한다"며 "긴 외출 시간에 반려견이 힘들어할까 봐 늘 개모차를 끌고 다닌다"고 말했죠. 실제 반려동물용 유아차 판매량은 오래전 신생아 유아차 판매량을 넘어섰어요. 유아차 판매량이 66%(2021)에서 43%(2023)로 해마다 낮아진 반면 같은 기간 개모차 판매량은 33%에서 57%로 증가하는 추세고요.

반려동물용 유아차는 몸이 좋지 않거나, 노령의 반려동물을 위한 이동 수단으로 꼽히는데요. 최근에는 나이·건강과 관계없이 반려견의 안전과 편안함을 위해 사용되기도 해요. 반려견을 키우는 B(남·31)씨는 "강아지가 워낙 활발해 산책 중 사고를 당할까 봐 목줄로는 안심되지 않는다"며 "개모차를 끌면 혹시나 있을 물림 사고도 예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이를 두고 '과잉보호'라며 곱지 않게 보는 시선도 있어요. 반려동물 훈련사 강형욱씨 또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주인에게 의존적인 개가 유아차(개모차)에 타면, 자신이 강해졌다고 생각해 짖는 경향이 있다"며 걷기 힘들어해도 개모차 대신 직접 산책시키는 것을 권했죠. 말 많은 개모차, 여러분의 생각은 어때요?

→ 개모차를 태우는 것이 반려견에게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 가족, 친구들과 토론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