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일(현지 시각) 아르헨티나 복지부가 올해 1~3월 뎅기열 감염자가 약 10만 명에 달한다고 밝혔어요. 2023년 같은 기간 8300여 명이었던 것보다 11배 이상 늘어난 수치인데요. 작년 7월 이후 아르헨티나에선 뎅기열에 18만 명 이상이 감염됐고, 100여 명이 사망했어요. 뎅기열 감염 폭증에 아르헨티나에선 모기 퇴치제 대란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이러한 현상이 중남미와 동남아시아, 유럽까지 확산하고 있답니다.


뎅기 바이러스에 감염된 모기 통해 전파, 백신은 없어

▲ 흰줄숲모기 /위키미디어커먼스

뎅기열(Dengue Fever)은 뎅기 바이러스에 감염돼발생하는 급성 발열성 감염병이에요. '뎅기(Dengue)'는 아프리카 스와힐리어로 갑작스런 통증 또는 발작을 뜻하는 키 딩가(Ki-Dinga)에서 유래됐죠. 뎅기열은 덥고 습한 열대 및 아열대 지역에서 주로 발생해요. 뎅기 바이러스에 감염된 숲모기류를 통해 전파된답니다. 주요 매개체인 이집트숲모기는 주로 열대·아열대 지역에 서식해요. 흰줄숲모기는 주로 북미와 유럽에 퍼져 있고 상대적으로 낮은 온도에서 활동하죠. 국내에도 서식하지만 뎅기 바이러스가 검출되진 않았어요.

뎅기열의 대표적인 증상은 발열, 두통, 오한, 근육통 등으로 감기·몸살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요. 하지만 감염자 약 75%가 무증상이라 감염을 쉽게 알아차리기 어렵죠. 심할 경우 혈압이나 장기 기능이 떨어질 수 있어요. 몸속에서 출혈이 발생해 식은땀이 나고, 열이 발생하기도 하는데요.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할 경우 사망률이 20%에 이른답니다. 뎅기열은 아직 효과적인 치료법이나 백신은 없어 '악마의 병'이라고 불려요. 감염된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게 가장 좋은 예방법이죠.

우리나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뎅기열 환자 발생 현황은 ▲2019년 273명 ▲2020년 43명 ▲2021년 3명 ▲2022년 103명 ▲2023년 206명이에요. 국내에서 감염된 사례는 없고, 모두 해외에서 유입된 사례죠. 중남미 뎅기열 확산에 질병관리청은 4월 1일부터 국내 공항과 항만에서 감염병 매개체 감시 사업을 하고 있어요. 전 세계 곳곳에서 기승을 부리는 만큼 우리나라 또한 방심하지 않겠다는 차원입니다.


엘니뇨가 모기 번식 잘되는 고온다습 환경 만들어

뎅기열 환자가 폭증한 건 아르헨티나만이 아니에요. 뎅기열 매개 모기가 서식하는 동남아시아는 물론 브라질, 우루과이, 페루, 파라과이 등 남미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죠. 아르헨티나와 인접한 브라질은 올해 3개월간 국내 뎅기열 감염자 수가 20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어요. 또한 4월 15일(현지 시각) 독일 매체 베를리너모르겐포스트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만 베를린에서만 뎅기열 감염 사례가 39건 보고됐어요. 2015~2019년 이 지역 뎅기열 사례는 연평균 18건에 불과했는데 갑자기 감염 사례가 늘어난 거죠.

그렇다면 뎅기열이 확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해외 당국들은 태평양 지역의 해수면 온도가 뜨거워지는 '엘니뇨(El Niño)'에 따른 이상고온현상을 원인으로 꼽고 있어요. 올해 중남미 국가는 슈퍼 엘니뇨로 역대급 폭우와 불볕더위에 시달리고 있답니다. 덥고 습한 날씨는 뎅기열 매개 모기가 좋아하는 환경이에요. 일반적으로 모기는 15°C 이상에서 활동하며, 25°C 이상에서 가장 활발하거든요. 또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번식이 잘되기 때문에, 습도가 높은 기후에선 모기 개체 수가 늘어날 수밖에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