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공연계는 암표(暗票)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암표는 정가에 웃돈을 얹어 거래되는 불법 입장권을 뜻하는데요. 2023년 트로트 가수 임영웅의 공연 티켓은 정가(16만 원)의 30배가 넘는 500만 원 이상에 팔렸어요. 올해 2월 가수 아이유는 암표로 확인된 총 44건의 공연 예매를 취소했죠. 티켓을 선점해 웃돈을 얹은 행위가 순수하게 공연을 즐기려는 팬에게는 피해가 되는 상황입니다.

보통 유명 가수의 공연에는 수천 명이 몰려 표를 구하기가 쉽지 않아요. 하지만 암표상(암표를 파는 사람)에겐 일도 아니죠. 매크로(Macro)*가 있기 때문인데요. 매크로는 지정된 명령을 반복해서 수행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이에요. 이를 활용해 다른 사람보다 재빨리 티켓을 선점한 뒤 비싸게 되파는 형식이죠. 걸그룹 트와이스 팬 A씨는 "암표상 때문에 티켓을 구매하기 더 어려워진 것 같다"며 호소했죠.

이 탓에 가수들이 직접 암표 거래를 잡기도 합니다. 가수 장범준은 티켓 구매자와 소유자를 확인하는 'NFT(대체불가토큰) 티켓'을 만들었고요. 아이유는 암표를 신고한 팬에게 티켓을 포상하는 '암행어사 제도'를 추진했는데요. 과정에서 무고한 팬이 누명을 쓴 일이 발생하자, 암행어사 제도를 폐지했어요. 암표 문제가 끊이질 않자 정부도 이를 해결하고자 나섰어요. 지난달 정부는 공연법을 개정, 매크로를 통해 암표를 팔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혹은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내리기로 했답니다. 하지만 여전히 팬들 사이에선 대만·일본 등 해외처럼 매크로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정가보다 비싸게 티켓을 파는 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와요.

대리 티케팅 문제도 풀어야 할 숙제예요. 대리 티케팅은 일정 금액을 지불해 티켓 예매를 부탁하는 행위인데요. 3월 프로게이머 페이커 경기를 위해 한 팬이 대리 티케팅을 의뢰해 정가보다 8배 높은 40만 원을 수고비로 지불한 바 있죠.

*매크로(Macro): 사용자가 지정한 명령을 입력하면, 이를 반복해서 수행하는 컴퓨터 프로그램. 다른 사람보다 재빨리 티켓을 선점한 뒤 비싸게 되파는 행위에 주로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