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는 조선시대부터 궁궐과 사찰을 짓는 데 사용될 정도로 튼튼한 나무로 알려져 있는데요. 경북 울진에서 '금강소나무' 260그루가 뿌리째 뽑히는 일이 발생했어요. 4월 16일 산림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경북 울진에 폭설이 80㎝ 쏟아져 소나무가 많은 눈[雪]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무너진 것이었어요. 이 지역은 그동안 폭설이 자주 있었지만, 소나무가 뿌리째 뽑힌 피해는 처음이었어요. 폭설 이외에도 전문가들은 소나무가 그동안 받아왔던 기후 스트레스 요인도 작용했다고 봐요.

이미 금강소나무는 2015년부터 집단 고사(枯死)를 보인 적이 있어요. 고사는 나무가 말라 죽은 것인데요. 당시에도 여름의 폭염과 호우, 겨울의 폭설과 가뭄 등 이상 기후가 계속 나타났어요. 소나무는 이미 이때부터 이상 기후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던 겁니다. 김영훈 울진국유림관리소장은 "소나무에는 균근이라는 하얀 곰팡이처럼 생긴 균이 뿌리 근처에 있다"며 "이 균이 수분이나 영양분 흡수를 보충하고 소나무의 호흡을 돕는데 균이 특정 온도에서만 왕성하게 활동하는 특징이 있다 보니 날씨가 더워지거나 추워지면 활동이 줄어든다"고 설명했어요.

날씨가 더울 때 나뭇잎들은 보통 광합성을 활발하게 하기 때문에 나무는 호흡하기 위해 수분이나 영양소가 절대적으로 많이 필요한데요. 호흡을 제대로 못 해 수분과 영양소 보충이 잘 안 되니까 소나무가 큰 스트레스를 받는 거예요.

김영훈 소장은 "균의 활동이 적어지면 소나무는 수분과 영양소가 적어 호흡을 제대로 못 하는 상태가 된다"며 "이러한 이유로 금강소나무뿐만 아니라 전국의 소나무가 뿌리째 뽑힌 피해가 발생했다"고 했어요. 이상 기후로 소나무가 점점 영양분을 흡수하지 못한다면 머지않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소나무 마저 못 보게 될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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