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5일(현지 시각)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에 보조금(補助金) 64억 달러(약 8조9000억 원)를 지급하기로 했어요. 앞서 8일엔 미국이 대만 TSMC에 보조금 66억 달러(약 9조1000억 원)를 지원했는데요. 삼성전자와 TSMC는 반도체 파운드리(반도체 제조를 담당하는 전문 업체) 기업으로, 미국에서 반도체 공장을 세울 계획을 추진 중인데요. 미국은 이들에게 공장 설립에 필요한 돈을 주며 자국(自國·자기 나라)의 반도체 제조 공장을 확보하려는 거예요. 이미 많은 반도체 기업을 보유한 미국은 왜 반도체 공장을 늘리려는 걸까요?

반도체는 컴퓨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중앙처리장치(CPU)와 화면을 띄우는 데 필요한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에 쓰이는데요. 빠르게 늘어나는 인공지능(AI) 분야에선 더욱이 빼놓을 수 없어요. 반도체는 초당 수십억 단위의 계산을 처리하고, 이론상으론 무한에 가까운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거든요. 챗GPT와 제미나이(Gemini) 등 고성능을 요구하는 생성형 AI의 성능은 반도체 기술력과 직결될 수밖에 없죠.

미국에선 이미 엔비디아(NVIDIA), 퀄컴(Qualcomm) 등 많은 반도체 기업이 있어요. 하지만 직접 반도체를 만들진 못해요. 그래서 이 기업들은 반도체 제작을 삼성전자, TSMC 등 파운드리 기업에 맡겨요. 그러던 중 2019년 코로나19 여파로 반도체 공급에 차질이 생기자 미국은 반도체 생산부터 설계까지 자신들이 직접 해야 한다고 생각한 거예요. 그 결과, 미국은 2022년 8월 '반도체 지원법'을 발표합니다. 미국에서 반도체 생산 기지를 만들고, 전문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보조금 같은 돈을 지원하기 시작했죠. 이에 미국에 대만·일본·한국 등 반도체 기업공장이 줄지어 생겨났고요.

우리나라도 미국처럼 반도체 기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어요. 2047년까지 경기 평택·화성·용인·이천·안성·판교·수원을 잇는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를 조성할 예정이거든요. 총 2102만㎡(약 636만 평) 부지에 반도체 공장 13곳, 연구시설 3곳을 신설해 반도체 생산량을 높이는 계획이죠.

AI 활용과 개발은 곧 산업 경쟁력이자 국가 경쟁력으로 이어지기에 세계는 지금 반도체 전쟁 중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