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살림살이에 비상등이 켜졌어요. 4월 11일 정부가 2023년 우리나라 나랏빚(국가 채무·국채)이 전년(2022) 대비 59조 원이 늘어난 1126조7000억 원이라고 밝힌 가운데 사상 최대였기 때문이에요. 국민 1인당 국가채무 또한 2022년(2068만 원)보다 2.4% 늘어난 2179만 원으로 역대 최대치였고요. 나라에 돈이 없으면 그만큼 화폐를 많이 발행하면 되지 않을까요? 아니랍니다. 돈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이며, 시중에 돈이 많이 풀리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요?

우리나라 돈은 '한국조폐공사 화폐본부'에서 만들어지는데요. 최대 45일 동안 금액별 인쇄와, 불량은 없는지 확인 절차를 거칩니다. 완성된 돈은 한국은행으로 옮겨지고, 여기서 발행돼야 비로소 돈의 역할을 하죠. 돈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건 화폐의 양을 조절하는 건데요. 너무 많이 만들거나, 적게 만들어선 안 돼요. 여러분이 자주 쓰는 스마트폰을 예로 들어볼게요. 100만 원이 넘는 아이폰은 가격이 비싸 선뜻 사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시중에 화폐가 많이 풀리면 돈이 많아진 사람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아이폰 구매로 몰릴 거예요. 물건을 구매하려는 사람이 는다는 건 그만큼 수요가 증가했다는 것이고 물건 판매량이 늘면 시중에 돈이 많이 풀리게 됩니다. 소비가 늘고 돈이 많이 풀리면 자연스레 물가가 오르는 '인플레이션(inflation·물가 상승)'이 발생하는 거고요.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화폐 가치는 떨어진답니다. 김밥이 주식인 A 나라에서 한 줄당 2000원에 팔렸던 김밥이 물가가 오르면서 4000원으로 올랐다고 가정해 봅시다. 2000원이면 먹을 수 있던 김밥은 4000원이 있어야 먹을 수 있게 된 거죠. 물가가 상승하면서 가격은 올랐지만 그만큼 동일한 돈으로 구매할 수 있는 재화와 서비스가 줄기에 A 나라의 '화폐 가치'는 하락한 것으로 볼 수 있어요.

독일, 베네수엘라, 짐바브웨 등 인플레이션이 급증해 많은 국민이 피해를 본 나라도 있어요. 대표적으로 베네수엘라에선 무분별한 화폐 발행으로 2013년 하이퍼 인플레이션(Hyper Inflation)이 닥쳤어요. 2017년 1만 원이던 치킨 한 마리가 1년 사이에 650만 원꼴이 됐고 세계에서 가장 높은 물가 상승률로 꼽혔죠. 이처럼 경제를 살리기 위해 정부가 돈을 많이 풀면 화폐 공급이 늘어나 물가가 상승하고, 물가를 잡기 위해 돈줄을 잡고 있으면 시중에 돈이 줄어 경제가 나빠질 수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