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부 기자 A씨는 기업이 저지른 비리를 취재 중입니다. 취재가 끝나자 곧바로 기사를 작성해서 인터넷에 올렸는데요. A씨의 기사는 팩트(Fact)였음에도 "저 기사는 가짜야"라며 댓글로 거짓 정보를 퍼뜨린 사람들 때문에 오보(誤報·잘못된 정보)로 알려져 대중에게 큰 비판을 받았습니다.

지난 3월 개봉한 영화 '댓글부대'의 한 장면입니다. 누군가의 거짓 정보가 진실을 가짜로 만들 수 있다는 위험성을 담은 내용인데요. 영화처럼 현실에서도 이런 거짓 정보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짜인 것을 알아도 남들이 진실이라고 하면 '내가 잘못 알고 있었나'라는 생각에 빠지기 쉬운데요. 바로 '동조 효과(同調效果)' 때문이랍니다.

동조 효과는 사람들이 자신의 의견이나 행동을 타인에게 맞추려는 심리 상태를 말합니다. 쉽게 예를 들어보죠. 위 그림을 보면 왼쪽에 직선 한 개가 있습니다. 그리고 오른쪽에는 길이가 각기 다른 세 개의 선이 있는데요. 딱봐도 C선이 왼쪽 선과 길이가 동일하죠? 미국의 심리학자 솔로몬 애쉬는 한 실험에서 7명에게 이 사진을 보여줬는데요. 이때 6명에겐 일부러 틀린 답을 고르라고 지시했습니다. 그러자 남은 1명도 정답을 알고 있음에도 오답을 골랐죠. 모두가 똑같은 답을 외치니 '내가 틀렸나'라고 스스로를 의심한 겁니다.

우리 뇌는 태어날 때부터 타인의 눈치를 보도록 설계됐습니다. 뇌에는 신체적 고통을 담당하는 기관인 전대상피질이 있는데요. 우리가 무리에서 배제되는 등 정신적 고통을 경험을 할 때 전대상피질이 활성화돼 신체적 아픔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죠. 그렇기에 우리는 은연중에 '상대의 마음을 거스르진 않을까' 같은 생각에 빠지게 되는 거예요. 더 큰 문제는 이로 인해 비판적 사고력도 떨어질 수 있다는 거예요. 비판적 사고는 직면한 문제를 분석·추론해서 올바른 결과를 만들어내는 사고 체계인데요. 존 페트로첼리 미 웨이크포레스트대 심리학과 교수는 평소 정보를 접할 때 '충분한 근거가 있는가' '출처가 명확한가' '전달할 목적은 무엇인지' 등을 분별하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