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7일 전북 군산항에서 1만4000t(톤)에 달하는 쌀이 배에 실렸어요. 배에 실린 쌀은 에티오피아로 향했는데요. 어떻게 된 일일까요?

공여국인 우리나라가 수혜국인 에티오피아에 쌀과 97억 원 상당의 지원을 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한 거예요. 우리나라는 2018년 1월 개발도상국에 인도적 목적으로 식량을 지원하는 '식량원조협약(FAC)'에 가입했어요. 같은 해 전북 군산항에서 첫 해외 원조 출항식이 열렸는데, 첫 원조(援助·물품이나 돈으로 도와줌)로 우리나라는 식량난을 겪고 있는 중동 예멘과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에 쌀 2만2000t을 보냈죠. 목포와 마산항에서도 쌀 5만t이 중동과 아프리카로 출항했고요. 이처럼 개발도상국에 꾸준하게 지원을 해오며 국제사회의 공여국으로서 자리 잡은 우리나라는 약 70년 전까지만 해도 지금의 에티오피아와 같은 수혜국이었어요. 1950년 6월 25일에 발발한 6·25 전쟁으로 나라는 모든 기능을 잃고 부모를 잃은 전쟁고아는 넘쳐났죠. 1950년대 미국으로부터 받은 원조는 17억 달러로 당시 대한민국 정부 예산 절반에 가까운 수치였답니다. 1953년 미국과 국제연합(UN)은 우리나라의 휴전 협정에 참여하면서 우리나라는 선진국의 원조 도움을 받는 수혜국이 됐어요. 의료 활동, 식량 지원, 민간 구호 그리고 교육 지원 등 많은 분야의 지원을 받았죠. 1960년도 우리나라는 아시아 국가 가운데 필리핀을 목표 삼아 경제 성장을 거듭했어요. 당시 필리핀의 1인당 국민 소득(GDP)은 254달러로 79달러인 우리나라에 비해 나라 경제가 앞서 있었죠. 하지만 2023년 기준 필리핀 GDP는 3600달러를, 우리나라 GDP는 3만2600달러를 기록했어요. 원조를 바탕으로 경제 성장을 거듭한 결과, 70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 목표하던 나라보다 경제 규모는 커졌고 도움을 받던 나라에서 도움을 주는 나라로 자리매김했죠. 수혜국(受惠國)이 공여국(供與國)이 된 세계 첫 사례였답니다.

한편 우리나라는 2009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DAC)의 24번째 회원국으로 가입했는데요. DAC는 경제적으로 안정된 국가여도 다른 국가에 원조한 총액이 1억 달러(1380억 원) 이상이거나 국민 순소득 대비 0.2%를 초과해야 하는 조건이 있을 정도로 위상이 높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