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2일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온 사진입니다. 경비실로 추정되는 곳에 주황색 봉지가 놓여 있습니다. 그 안에는 통닭 한 마리가 담겨 있는데요. 아파트 주민 중 한 명이 경비원을 위해 준비한 작은 선물이었죠. 주변을 따듯하게 하는 감동적인 사연이 연일 화제가 됐어요.

통닭 사진을 SNS에 올린 사람은 경기도 수원에 거주하는 아파트 경비원이었습니다. 22일 A씨는 자신의 X(이하 옛 트위터)에 경비실 책상에 놓인 주황색 봉지 속 통닭 사진을 찍어 올렸어요. 그는 사진과 함께 "참으로 고마운 입주민"이라며 "늘 통닭 두 마리를 사면 꼭 한 마리를 경비실에 놓고 간다"는 글을 남겼는데요. 그러면서 A씨는 "복 받으실 것"이라며 감사의 표시도 전했어요. A씨가 올린 짧은 글과 사진은 5월 8일 기준, 조회 수 104만 회를 기록했는데요.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나도 가끔 경비원 아저씨한테 아이스크림 사다 드리는데, 통닭은 정말 천사네" "나도 아파트 경비실에 한번 사드려야겠다" "이런 거 실행에 옮기기 쉽지 않은 일인데 대단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어요. 일부 아파트 입주민 사이에서는 "저런 훌륭한 인성의 입주민이 사는 아파트가 진짜 명품 아파트" "아직 세상에는 이런 사람이 남아 있어 다행이다" 등의 의견도 나왔고요.

앞서 아파트 입주민과 경비원 사이 있었던 훈훈한 사연은 이전에도 종종 전해졌어요. 3월 전북 군산에선 24시간 근무하는 경비원을 위해 아파트 주민들이 사비(私費·개인이 부담하는 비용)를 걷어 냉방기, 전자레인지. 정수기 등 경비실 물품을 새 것으로 교체했거든요. 주민들은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라며 "경비원이 일하기 좋은 환경이 먼저 조성돼야 주민들에게도 살기 좋은 아파트가 된다"고 했어요. 같은 달 경기도 수원 한 아파트에선 8년을 일한 경비원이 혈액암에 걸리자, 아파트 입주민들은 항암 치료를 하는 경비원에게 성금 1000만 원을 모아 전달하기도 했고요. 이곳 입주민인 이모(남·63)씨는 "어려울 때 돕고, 손을 잡아줄 줄 알아야 한다"고 전했답니다.

새벽에 물 달라고 자는 경비원 깨워…
아파트 경비원·주민 ‘갑을 계급장’ 여전

훈훈한 사연이 이어지자 일부 누리꾼은 '경비실 에어컨 문제로 난리 치는 입주민들이 배워야 한다' '새벽에 물 달라고 자는 경비원을 깨우는 사람도 있던데' 등의 댓글과 함께 갑질 사례를 떠올리기도 했어요.

실제 시민단체 직장갑질 119가 최근 1년간 갑질 사례를 분석한 결과, 아파트 경비원 등이 제보한 갑질 사건은 47건으로 나타났어요. 아파트 관리소장이 경비원에게 자기 빨래를 시킨 사례부터 경비원이 주차 규정을 위반한 입주민 차에 불법주차 딱지를 붙이자 차 주인이 경비원 무릎을 꿇린 사례도 있었죠.

경비원 갑질은 아파트 주민이 누릴 특권(特權·특별한 권리)이 아니에요. 주민과 경비원 모두 소중한 사회 구성원이라는 사실을 잊지 맙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