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체크! 키워드 / 조리 흄(Cooking Oil Fume)] 학교 급식 만들어주는 분들의 건강 위협하는 ‘조리 흄’
김지선 기자 knowing@chosun.com 입력 : 2024.05.21 23:00

국내 폐암 발병한 조리사 130명 넘어서
음식 만들 때 환기하고 KF 마스크 착용

	지난 4월, 조리 흄으로 공기가 뿌연 학교 급식 조리실에서 조리사가 음식을 만들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4월, 조리 흄으로 공기가 뿌연 학교 급식 조리실에서 조리사가 음식을 만들고 있다. /연합뉴스
5월 13일 우리나라 초·중·고등학교 급식실에서 '조리 흄(Cooking Oil Fume)'으로 인해 폐암(肺癌)에 걸린 조리사가 130명을 넘어섰다는 결과가 나왔어요. 학생들에게 맛있는 점심을 만들어 주는 조리사들의 건강을 해치고 있는 어두운 현실이죠. 폐암은 초기 증상이 제대로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전체 암 중에서 사망률이 가장 높아요. 10명 중 2명이 폐암으로 사망하는 수준이죠. 조리 흄이 뭔지, 몸에는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아봐요.


'담배 연기' 맞먹는 조리 흄, 신경마비·호흡곤란 일으켜요

조리 흄은 '요리 매연'이라고도 불리는데요. 음식을 조리할 때 재료의 여러 성분이 분해되면서 발생하는 미세 먼지예요. 보통 높은 온도에서 기름에 볶거나 튀기는 요리를 할 때 자주 발생해요. 세계보건기구(WHO)는 2010년부터 조리 흄을 1급 발암물질(發癌物質)로 분류해요. 입자의 지름이 100㎚(나노미터) 이하로 초미세 먼지보다도 작은 수준이죠. 이렇게 작은 조리 흄은 기관지를 통해 우리 몸 안으로 들어와 공기주머니라고 불리는 폐포(肺胞)에 쌓여요. 폐포 깊숙이 쌓인 조리 흄은 염증을 일으키고, 이 염증이 커져 암으로 이어지는 거예요. 담배 연기와 같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랍니다. 담배 연기에 들어있는 성분이 모두 조리 흄 안에 있기 때문이죠. 니코틴(Nicotine), 이산화탄소(Carbon dioxide), 포름알데히드(Formaldehyde)가 폐암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성분이에요. 니코틴은 모든 신경을 마비시키고 혈관을 수축시켜요. 이산화탄소를 마시면 산소를 폐와 심장으로 전달하는 능력을 더디게 만들면서 호흡곤란과 심장마비가 생길 수 있지요. 포름알데히드는 일상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가전제품, 장난감, 페인트 등에 두루 쓰이지만 이를 마시게 되면 천식 등 호흡 질환뿐 아니라, 두드러기 등 피부 질병도 일으킬 수 있답니다.
	초미세 먼지보다 입자가 작은 조리 흄은 기관지를 통해 우리 몸안으로 들어와 폐포를 거친다. 이후 혈액을 타고 각 폐의 신경 조직으로 퍼지면서 염증이 쌓이게 돼 암으로 이어진다. /건강레벨업 유튜브
초미세 먼지보다 입자가 작은 조리 흄은 기관지를 통해 우리 몸안으로 들어와 폐포를 거친다. 이후 혈액을 타고 각 폐의 신경 조직으로 퍼지면서 염증이 쌓이게 돼 암으로 이어진다. /건강레벨업 유튜브
폐암 발생률 8배 높이는 '조리 흄', 예방할 수 있을까?

각종 발암물질이 뭉쳐진 조리 흄은 폐암을 일으키는 주범이에요. 2010년 대만에서는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는 조리 환경에선 폐암 발병 위험이 최대 22.7배나 급증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어요. 2023년 중국에서도 조리 흄으로 폐암에 걸릴 확률이 담배를 피워 걸릴 확률보다 높다는 연구도 나왔고요. 특히 조리를 마치고 조리 기구들의 기름때를 청소할 때 역시 조리 흄이 발생해요. 보통 세정제 등 약품을 뿌리고 뜨거운 온도에서 기구들을 달구기 때문이죠. 조리 흄으로 인해 폐암 치료를 받는다고 해도 폐의 절반 이상을 도려내거나 독한 항암 치료를 받아야 해서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해요. 문제는 조리사뿐 아니라, 주방에서 자주 요리하는 사람들도 예외가 아니라는 거예요. 서울 보라매병원 호흡기내과 연구팀에 따르면, 조리를 자주 하는 여성의 경우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폐암 발생률이 최대 8배나 높았어요.

조리 흄으로부터 최소한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선 실내 환기가 가장 중요해요. 공기가 순환되지 않으면, 조리 흄은 어쩔 수 없이 공기 중에 맴돌기 때문에 흡입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요. 지하보단 창문이 있는 지상일수록 조리 흄을 내보내기가 쉽죠. 이 외에도 볶거나 튀기는 요리를 할 땐 반드시 KF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도 방법이랍니다.
"조리사 없어요" 인력 부족으로 학생 급식 부실

부실 급식
▲ 지난 4월, 서울 서초구의 한 중학교에서는 조리사 인력 부족으로 부실 급식이 논란됐다. /서초 엄마들의 모임

열악한 환경 때문에 지역 곳곳 학교 급식실은 구인난을 겪고 있지요. 서울 서초구의 한 중학교에서는 조리사 2명이 무려 1000인분의 음식을 감당하고 있어요.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학생들이 먹는 급식도 부실해졌어요. 4월 해당 학교 학생이 밥과 국, 반찬 한 종류만 담긴 식판을 공개해 논란이 일었죠. 부산과 전남 일부 중학교에서는 학부모를 대상으로 "조리사 자격증을 소지한 학부모님은 대체인력으로 지원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는 문자까지 보내고 있는 실정이랍니다.
 용어풀이 

흄(Fume): 화학 반응으로 인해 생기는 연기로, 고온상태에서 기체 분자가 된 채 공기 중에 떠돈다.

폐암(肺癌): 폐에 생기는 암. 기관지나 폐포에 생기며 기침, 가래, 가슴 통증을 비롯해 피가 섞인 구토를 하기도 함. 초기 증상은 잘 나타나지 않으며, 전체 암 가운데 사망자 수와 사망률이 1위인 질병.

발암물질(發癌物質): 암을 일으킬 수 있는 물질.

폐포(肺胞): 기관지 끝에 포도송이처럼 붙어 있는 공기주머니. 일반적으로 몸 안에 5억 개 정도가 존재하며, 숨을 들이마시면 부풀어 오른다. 공기가 드나들며, 숨을 쉴 수 있게 도와주고 혈액에 산소를 전달하는 역할도 한다.
질문조리 흄이 무엇이고 우리 몸 안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본문에서 찾아 정리해 보세요.

질문학교에서 먹는 급식을 매일 만들어 주는 조리사에게 감사한 마음을 표현해 보고 느낀 점도 소개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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