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물 마셔도 될까?' 일주일 전, 뚜껑을 열고 물을 조금 마신 후 차에 두고 간 페트병을 보며 A씨는 고민에 빠졌어요. 더운 여름날에 목이 말랐지만, 일주일 동안 차 안에서 햇빛에 데워진 페트병 속 물을 먹어도 될지 걱정이 됐거든요. 최근 페트병을 실내에 오랜 놔두면 병 속 남은 물에 유해 물질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7월 3일 광주보건연구원은 6월 한 달 동안 시중에 판매되는 먹는샘물 14개 제품에 대한 수질 검사를 진행했어요. 광주 지역 마트와 편의점 등에서 판매하는 국내외 제품을 대상으로 살모넬라 등 미생물과 방사성 물질인 우라늄 등 총 52개 항목을 진행했죠. 그 결과, 페트병 용기에서 나오는 유해 물질 안티몬 수치는 60℃ 정도 고온에서 20일 만에 약 10배 증가했어요. 60℃는 여름철 자동차 실내 온도와 비슷한 온도로, 차량 이외에도 실내에서 6개월간 보관한 페트병 물에서는 안티몬이 약 3배 증가했죠. 정현철 광주보건환경연구원장은 "차량 내부 온도가 높아지는 시기인 만큼 페트병에 담긴 물은 빨리 먹고 햇빛에 오래 노출하지 않는 게 좋다"고 했어요.

20일보다 훨씬 적은 기간인 일주일간 물이 담긴 페트병이 햇빛에 노출되면 유해 물질이 나온다는 연구 결과도 있어요. 6월 25일 중국 난징대 환경오염건강중점실험실 연구진은 물을 담은 페트병과 물을 넣지 않은 페트병을 7일간 자외선램프 또는 햇빛에 노출시켰어요. 그 결과 모든 페트병에서 알칸, 알코올, 알데히드, 산 등 화학 물질이 고루 방출됐어요. 발암물질이자 독성이 높은 휘발성유기화합물(VOC)도 0.79ng 나왔죠. 연구진은 "결과로 나온 VOC 수치의 양은 매우 작아 건강에 지장은 없지만 대기를 오염시킬 수 있다"고 했어요. 자동차 실내와 같이 여름철에 온도가 많이 올라갈 수 있는 장소에서는 페트병 물을 남기지 않고 바로 다 먹는 게 가장 좋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