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한 지하 창고에 옷이 가득 쌓여 있어요. 옷 가게에서 팔고 남은 옷이나 문을 닫은 가게에서 가져온 옷이에요. 가격을 40%나 더 낮췄는데도 잘 팔리지 않는다고 해요. 왜 그런 걸까요?

장사를 하다 보면 팔지 못하고 남는 물건이 생겨요. 이런 물건을 재고(在庫)라고 해요. 재고가 많다는 건 사람들이 소비를 많이 하지 않는다는 거죠. 소비가 줄어드는 이유는 물건의 가격이 오르거나 사람들의 수입이 줄었기 때문이에요. 2023년 기준 1년간 창고에 쌓이는 옷만 12만t(톤)에 달했어요. 올해는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 가을옷을 팔지 못해 재고가 더 늘어났어요. 물건이 팔리지 않으면 가게 주인의 수입도 줄어들어요. 그러다가 가게를 유지하지 못할 정도가 되면 가게 문을 닫게 되죠. 최근 우리나라도 물건 값이 올라 소비가 줄어 문을 닫는 가게가 늘어나고 있어요. 작년에 가게 문을 닫은 사람은 2006년 이후 가장 많은 98만6000명이었어요.

가게가 문을 닫게 되면 관련된 일에도 영향을 끼쳐요. 옷을 팔려면 먼저 공장에서 옷을 만들어야 해요. 그런데 가게가 문을 닫으면 공장도 그만큼 생산을 줄여야 하죠. 작년처럼 많은 가게가 문을 닫으면 공장에도 타격이 생겨요. 생산이 줄어 이익을 내지 못하면 공장도 결국에는 문을 닫을 수밖에 없죠.

가게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옷 말고도 다른 것들도 필요하죠. 예를 들면 물건을 팔 공간이 있어야만 해요. 가게 주인들은 건물 공간을 빌리고 대가로 임대료(賃貸料 물건이나 건물을 빌려준 대가로 받는 돈)를 내요. 그런데 가게가 문을 닫으면 임대료를 지불할 수 없기 때문에 건물 주인도 손해를 봐요. 또한 공장에서 가게로, 가게에서 소비자에게로 옷을 전달하는 유통업자(流通業者)도 일이 줄어들죠. 그러면 결국에는 공장이나 유통업에 일자리가 줄어 실업률도 증가하는 겁니다.

옷이 팔리지 않으면 결국 쓰레기가 돼요. 우리나라에서 최근 5년 동안 버려진 옷은 214만2057t(톤)에 달해요. 옷은 실, 금속, 플라스틱 등 여러 재료가 섞여 있어 재활용이 어려워요. 많은 버려진 옷이 해외로 수출되지만, 기후나 품질 문제로 결국은 버려져요. 그렇게 버려진 옷은 태우거나 땅에 묻어야 해요. 옷을 태우게 되면 이산화탄소가 발생해요. 땅에 묻어도 썩으면서 이산화탄소보다 81배 강한 온실가스인 메탄이 생겨요. 플라스틱으로 만든 실에서는 미세 플라스틱이 나와 땅과 바다를 오염시키기도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