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1만3000㎞를 헤엄친 혹등고래가 발견됐어요. 1만3000㎞는 한국에서 미국을 거쳐 유럽까지 가는 거리예요. 혹등고래는 여름엔 먹이를 찾기 위해 알래스카 주변에서 지내다 겨울엔 번식을 하기 위해 따뜻한 하와이 바다로 가요. 그 거리가 보통 4000㎞에 달하는데요. 이번에 발견된 혹등고래는 왜 이렇게 멀리 헤엄친 걸까요?

혹등고래는 몸길이만 12m에 달해요. 혹등고래는 보통 짝짓기를 하기 위해 먼 거리를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는데요. 탄자니아 바자루토 과학센터 연구팀에 따르면 혹등고래는 짝짓기에 적합한 곳을 지나쳤다고 해요. 번식지를 찾으려 이동한 게 아니라는 겁니다.

연구팀은 혹등고래가 먹이를 찾아 나선 것으로 분석했어요. 혹등고래는 크릴새우를 먹고 사는데요. 기후변화로 바닷물이 따뜻해지자 크릴새우가 먹는 플랑크톤 수가 급격히 줄었어요. 자연스레 혹등고래가 먹는 크릴새우도 줄어든 거죠. 연구팀은 이 크릴새우가 사라지자, 혹등고래가 먹이를 찾기 위해 먼 거리를 이동한 것으로 봤어요.

연구팀이 5년이 지나 전혀 다른 곳에서 발견한 혹등고래가 같은 혹등고래라 확신할 수 있었던 것은 꼬리 덕분이에요. 혹등고래는 꼬리 바닥에 독특한 색소를 갖고 있어요. 이 색소를 분석하면 어떤 고래인지 정확히 알 수 있답니다. 마치 사람의 지문 같은 거죠. 연구팀은 인공지능(AI) 기술로 꼬리에 있는 패턴을 분석해 혹등고래의 이동 경로를 연구한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