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에 의해 산의 표면이 깎여 내려가는 침식 현상. /iStock

사각뿔 모양의 산에 새하얀 눈이 뒤덮여 있어요. 매끈하게 깎인 표면이 마치 피라미드를 떠올리게 하죠. 엘즈워스 산맥 남부에 위치한 '남극 피라미드'예요. 2016년 처음 발견된 남극 피라미드는 1265m 높이로 강원도에 있는 치악산과 비슷한 높이인데요. 산의 모양이 고대 이집트 상징물인 피라미드와 닮아 남극이 비교적 따뜻했던 1만 년 전, 고대 문명이 만든 것이라는 추측도 나왔죠. 그런데 1월 10일 과학 매체 라이브사이언스는 남극 피라미드가 '침식(浸蝕)' 현상으로 인해 생겼다고 보도했어요. 미국 니컬스 칼리지 연구팀은 "낮에 흘렀던 물과 눈이 표면을 깎는 침식작용을 거쳤을 것"이라고 했죠.

침식이란 흐르는 물이 바위나 돌, 흙 등 땅의 표면을 깎는 일을 말해요. 남극 피라미드의 경우, 낮에는 비가 땅의 작은 틈새를 채웠어요. 밤이 돼 햇빛이 사라지고 기온이 내려가자, 틈새에 있던 물이 얼어붙는 '동결(凍結)' 현상이 일어났고요. 다시 아침이 오며 기온이 오르면 틈새에 있던 얼음이 녹는 '융해(融解)' 현상이 일어났어요. 점차 틈새가 커지면서 큰 바윗덩어리가 산에서 떨어져 나가게 된 거고요. 수억 년에 걸쳐 동결과 융해가 반복되며 침식이 일어나 매끈해진 모양이 된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