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기가 귀가 찢어질 듯한 소리를 내며 눈 깜짝할 사이에 하늘로 날아올라요. 배 위에는 언제든 날 수 있는 전투기가 수십 대 남아 있고요. 핵에너지를 이용해 움직이는 '핵 추진 항공모함(nuclear powered 航空母艦)'입니다.

1월 13일, 미국이 제럴드 R. 포드급 핵 항모 2척을 더 만들겠다고 밝혔어요. 미국이 보유한 핵 항공모함 11척 가운데 10척은 '니미츠급'이에요. 미국은 니미츠급보다 큰 힘을 내며 오랜 시간 항해할 수 있는 '제럴드 R. 포드급' 항모(제럴드 R. 포드함)를 2013년에 내놓았는데요. 포드급에는 최신형 원자력(原子力) 엔진이 장착됐어요. 이번에 만드는 핵 항모는 원자로 2기가 들어가요. 이에 최대 20년간 쉬지 않고 바다를 항해할 수 있어요. 석탄이나 석유 등 화석연료(化石燃料)로 움직이는 항공모함보다 730배 오래 항해할 수 있죠. 항모 중 역대 최대 규모를 자랑해 '수퍼 핵 항모'로 불린답니다.

핵 항모 한 척을 만드는 데에는 약 135억 달러(약 19조 원)가 투입됩니다.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은 두 핵 항모의 이름을 전직 대통령 이름을 따 '클린턴함' '부시함'이라 붙이기로 했어요. 클린턴은 민주당, 부시는 공화당인데요. 바이든 전 대통령은 정당에 상관없이 나라를 위해 일한 공로를 인정해 다른 정당 출신 전직 대통령 이름을 쓴 겁니다.

미국은 새로 건조하는 항모에 전직 대통령 이름을 붙이는 전통이 있어요. 1945년 서거한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의 이름을 딴 '프랭클린 D. 루스벨트함'이 대표적이죠. 루스벨트함은 1977년까지 전 세계 바다를 누볐답니다. 우리나라에는 2023년, 해군 부산작전기지에 핵 항모 로널드 레이건함이 방문했어요.

핵 항모 한 척에는 'F/A-18 수퍼호닛' 등 땅 위를 순식간에 불바다로 만들 수 있는 전투기와 정찰기를 80대까지 실을 수 있어요. 모함 위에서 전투기와 정찰기를 하루에 240번 넘게 띄울 수 있죠. 배 내부에는 기숙사와 식당, 병원까지 있어 약 4600명이 지낼 수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