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물꾸물' 흙 속에서 무언가 기어다녀요. 두더지예요. 복슬복슬한 몸에 큰 앞발 그리고 기다란 발톱을 가진 두더지는 땅속을 헤엄치듯 다녀요. 그런데 두더지 얼굴을 보면 신기한 점이 있어요. 코와 입은 보이는데 눈이 보이지 않는데요. 왜 그런 걸까요?

두더지가 눈이 없는 건 아니에요.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아 마치 없는 것처럼 보일 뿐이죠. 두더지는 눈을 거의 사용하지 않아요. 1월 8일 호주 라트로브대 연구팀은 두더지들이 왜 눈을 사용하지 않는지 밝혀냈어요. 연구팀은 호주 사막에서 모래를 파며 헤엄치는 남부주머니두더지를 살폈는데요. 그 결과, 두더지들이 점점 시력이 퇴화(退化)하도록 진화했다는 사실을 알아냈어요. 두더지는 대부분의 시간을 깜깜한 땅속에서 보내니 시력이 필요 없어진 거예요. 대신 먹이 냄새를 맡을 수 있는 후각과 움직임을 느낄 수 있는 촉각이 발달한 거죠.

두더지가 시력이 퇴화하도록 진화한 것처럼, 사용하지 않아 사라진 생물체의 부위를 퇴화 기관이라고 해요. 인간에게는 척추 밑에 붙은 꼬리뼈가 퇴화 기관이에요. 인간의 조상인 원숭이는 꼬리로 무게 중심을 잡았는데요. 원숭이에서 인간으로 점차 진화하면서 두 발로 완전히 서게 됐죠. 두 발로 무게 중심을 잡자 필요 없어진 꼬리가 사라지면서 꼬리뼈만 남게 됐답니다.

→ 두더지는 눈 대신 어떤 신체 기관이 발달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