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열차 앞으로 새까만 그림자가 휙 나타나요. 기관사는 브레이크를 힘껏 밟아 가까스로 열차를 멈추죠. 검은 물체가 조명을 받으며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자 기관사는 깜짝 놀랐어요. 1월 12일 부산도시철도 구서역을 지나던 중 몸길이 150㎝에 달하는 멧돼지가 선로에 출몰했거든요. 멧돼지는 약 3시간 동안 역 2~3개 사이를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니다 밖으로 빠져나갔죠.

최근 멧돼지가 도시에 출몰하는 일이 늘고 있어요. 지난해 10월, 경남 양산의 한 지하철역에도 멧돼지가 들이닥쳤거든요.

멧돼지가 자꾸 도시로 내려오는 건 먹이가 부족하기 때문이에요. 멧돼지는 산에 살아요. 토끼나 쥐 같은 작은 동물부터 물고기와 곤충에 이르기까지 무엇이든 먹는 잡식동물이죠. 겨울에 접어들고 날이 추워지면 풀이 부족해져 산에서 먹을 것을 찾지 못한 멧돼지가 도시로 내려오는 겁니다. 농작물이나 음식물 쓰레기통을 뒤져 먹이를 찾으려는 거예요. 도시에서 멧돼지를 만나면 조심해야 해요. 200㎏이 넘는 몸무게에 매우 빠른 속도로 움직일 수 있거든요. 번뜩이는 송곳니는 질긴 나무뿌리를 자를 수 있을 정도로 날카롭답니다.

→ 멧돼지가 사람이 사는 도시로 내려오는 이유는 무엇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