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색, 초록색, 푸른색 물감을 찍은 붓이 제멋대로 종이 위에 몸을 비빈 것 같죠. 일렁이는 연못 위 분홍빛 수련꽃을 그린 클로드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이에요. 다음 달 15일부터 여의도 더현대서울에서 모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답니다.

모네의 작품이 처음 세상에 나왔을 때, 사람들은 모네처럼 그린 작품은 너무 흐릿해 눈을 게슴츠레 뜨고 바라본 풍경의 '인상(印象·마음에 새겨지는 느낌)' 같다며 '인상주의'라고 불렀죠. 모네에게 중요했던 건 사물을 사진처럼 완벽하게 묘사하는 게 아니었어요. 모네는 햇빛이 비치고 바람에 나부끼며 시시각각 변하는 풍경의 찰나를 담아내고자 했죠.

모네를 시작으로 르누아르, 세잔 등 인상주의 화가가 줄줄이 등장했어요. 인상주의가 등장하기 전 시대의 화풍을 '고전주의'라 부릅니다. 18세기 후반부터 약 70년간 이어져 온 고전주의 작품은 주로 실내에서 그린 그림이었어요. 화가들은 성당이나 귀족 자택에서 성경 속 인물, 역사적 영웅을 그렸죠. 귀족들이 교양을 뽐내기 좋은 주제였거든요. 그러다 19세기, 산업혁명으로 다양한 기술과 기계가 생기자 사회에 큰 변화가 일어났어요. 이때 사진기가 발명됐는데요. 그림을 사실적으로 그리던 화가들은 사진기에 밀려났어요. 인상주의 화가는 사진과 다른 새로운 표현 방식을 시도하면서 탄생한 거예요.

철도가 등장하자 사람들은 더 넓은 곳으로 여행을 갈 수 있게 됐는데요. 인상주의 화가들은 바깥에 나가 야외 나들이 장면부터 바다, 절벽, 바위까지 빛을 활용해 자연 풍경을 그려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