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 북한의 열차가 전복돼 4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는 소식이 들려왔어요. 높은 고개를 넘던 중에 전력이 끊겼고 노후화된 철로로 인해 열차가 탈선하면서 산골짜기 아래로 추락한 거였죠. 열차에 전력을 공급하지 못하면 동력이 부족해져 바퀴가 헛돌고, 경사가 높은 곳에선 열차가 뒤로 밀리기 마련입니다. 북한에서 공급되는 전력량이 어떻기에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요?

2022년 기준, 북한의 발전 전력량은 264억kWh(킬로와트시)로 우리나라의 4.4% 수준이에요. 1인당 전력 소비량은 2018년 기준 509kWh로 우리나라의 4.7%에 불과하죠. 심각한 전력난에 북한은 주민들에게 하루 단 1~2시간만 전기를 공급합니다. 공급도 제대로 되지 않아 전등불이 노란색이 아닌 빨간빛인 경우가 다반사죠. 전력 공급량이 더 떨어지는 지방에선 사람들이 양초를 켜 밤을 보내요. 직접 땔감을 구해 불을 지피기도 하고요. 요샌 식량보다 땔감을 구하는 게 더 어려워 풀뿌리라도 찾으려고 애를 쓰죠. 언제든 정전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불안감 탓인지 아파트 주민들은 엘리베이터가 아닌, 계단을 주로 이용해요. 수도인 평양에서도 정전이 반복적으로 일어날 정도로 전력난은 심각한 상태랍니다.

북한 사람들이 전력난에 시달리고 있는 이유는 전체 전력의 대부분이 군대나 주요 산업 시설에 쓰이고 있기 때문이에요. 특히 북한은 수력·화력·석탄발전에 많은 양의 전력을 공급하고 있어요. 하지만 시설이 많이 노후화된 탓에 전력 자체가 효율적으로 운용되고 있지 않죠.

그럼에도 북한은 주민들에게 공급할 전력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어요. 정해진 시간 외에 히터·장판 등 전기를 사용할 수 없도록 수시로 교육·단속하며 처벌까지 하거든요. 전기는 인류에게 아주 중요한 에너지원입니다. 전력이 끊기면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비롯해 자동차, 인터넷, 배터리 등 모든 산업이 멈출 거예요.

북한의 전력난을 아주 잘 보여주는 사진 한 장이 있는데요. 2023년 12월 31일(현지 시각), 일론 머스크가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한반도 위성사진입니다. 휘황찬란하게 빛나는 남한의 모습과 달리, 북한은 작은 점처럼 보이는 수도 평양을 제외하곤 어두컴컴해요. 북한 전력난이 얼마나 심각한지 엿볼 수 있는 자료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