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전공의(專攻醫)들이 정부의 의과대학(의대) 정원 확대 발표에 반발해 병원을 그만두거나, 이탈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22일, 그 수는 8024명을 넘어섰죠. 이에 예정됐던 수술이 중단되는 등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습니다. 전공의는 병원에서 어떤 역할을 하기에 환자들을 당황하게 만드는 걸까요?


환자와 전문의를 잇는 병원의 핵심 인력

전공의는 의사 면허를 취득한 후 대형 종합병원 등에서 수련하는 인턴과 레지던트를 의미합니다. 보통 의대 졸업 후 의사 면허를 취득한 이를 일반의(一般醫)라고 부르는데요. 이들은 전공의로 1년을 인턴으로 근무하면서 산부인과·흉부외과 등 여러 진료 과목을 배워요. 이후 자신이 원하는 분야를 선택해 레지던트로 3~4년을 공부하고, 이후 시험에 통과해야 전문의(專門醫)가 될 수 있답니다. 전공의 생활이 긴 만큼 비용도 많이 들어가는데요. ▲가정의학과 ▲내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외과 등 5개 진료과목 에 대한 전공의 평균 수련 비용은 1인당 연간 1억4600만 원에 달합니다.

전공의는 환자를 가장 많이 만나는 사람이에요. 아직 의술을 배우는 단계라 수술을 집도하진 않지만, 수술한 환자의 건강 상태를 주기적으로 파악하거든요. 만일 응급 환자가 들어올 경우 '환자 상태가 어떤지' '얼마큼 시간이 흘렀는지' 등 1차 진료를 본 뒤 전문의에게 알리는 것도 전공의가 해야 할 일이죠. 즉, 전공의는 환자와 전문의 사이에서 원활한 치료를 위한 소통을 담당하는 만큼 병원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 인력이랍니다.


전공의 없는 대학병원… 의료 마비 초래해

만약 전공의가 병원에서 사라진다면 의료체계는 삐걱거릴 수밖에 없어요. '빅5' 병원 의사 중 전공의의 비율은 평균 40% 정도인데요. 전공의의 빈자리는 곧 의료 공백으로 이어져 수술 일정에 차질이 생겨요. 환자를 돌볼 인력이 부족해지니, 병원은 기존보다 더 적은 환자만을 돌볼 수밖에 없죠. 빅5 병원 중 하나인 삼성서울병원은 하루 평균 최대 220건의 수술을 진행했지만, 전공의 파업 이후 수술 일정의 40%가 연기됐어요. 강남세브란스병원 역시 예정된 수술 일정을 절반밖에 채우지 못했죠. 환자들은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는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공의 파업 문제는 쉽게 해결될 것 같지 않습니다. 22일 기준, 국내 전체 전공의(1만3000명) 중 9275명이 사직서를 제출했거든요. 이 중 병원을 떠난 인원만 8024명에 달해요. 현재 전공의 공백을 대학병원 교수들이 메꾸고 있지만, 의료계와 보건복지부는 병원들이 전공의 없이 비상 진료체계로 버틸 수 있는 기간을 최대 3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전공의 집단 반발에 따른 피해는 국민들이 받고 있습니다. 환자 곁을 떠난 전공의가 과연 '의사'의 자질이 있다고 볼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