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어린이에게 초코파이는 상상 속 간식이에요. 한국에서 개당 350원가량 하는 초코파이가 북한에선 1만 원이 넘거든요. 무려 30배 넘게 비싸게 거래되는 셈인데요. 1만 원은 북한에서 한 달 월급에 맞는 가격이기도 해요.

2004년 개성공단에서 근무하던 공장 직원은 초코파이를 간식으로 지급받았어요. 하지만 북한에선 직원 급여를 일괄적으로 관리했기 때문에 근로자에겐 임금(賃金)보다 초코파이가 더 귀했죠. 하루에 많게는 초코파이 8개 정도가 근로자에게 제공됐는데, 일을 더 하면 보너스로 초코파이를 더 받기도 했죠. 때문에 공단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은 초코파이를 더 받으려 잔업을 자청했어요. 여전히 북한 전체 인구의 40% 이상 주민들이 영양실조를 겪고 있어요. 근로자들은 매일 굶주림에 허덕이던 가족과 자녀를 위해 초코파이를 챙겨 집으로 가져가거나 돈벌이를 위해 시장(장마당)에 팔았죠. 일해서 받는 급여보다 비싼 초코파이를 시장에 팔았을 때 수익이 더 컸거든요. 양을 늘리고자 초코파이를 뜨거운 물에 넣고 죽처럼 녹여먹기도 했어요. 근로자의 생계를 책임진 것은 임금보다 초코파이였고 주민에겐 초코파이가 생명줄이나 마찬가지였던 겁니다.

장마당에서 거래되면서 한국산 초코파이가 북한 전역에서 인기를 끌자, 북한은 초코파이 통제에 나섰어요. 2014년부터 공단 간식으로 들어오던 초코파이도 지급하지 말 것을 요청했죠. 2015년 짝퉁 초코파이인 '쵸콜레트 단설기'를 만들었고 찰떡파이와 비슷한 '경단설기'도 내놓았어요. 한국에 대한 관심이나 환상을 갖게 된다는 이유 때문이에요. 2017년 탈북한 주민에 따르면 북한 초코파이는 빵이 푸석한데 모양마저 많이 부서져 있어요. 초콜릿을 버터로 채워 초콜릿 맛은 거의 느껴볼 수 없고요. 따라서 여전히 북한 주민은 한국 초코파이를 먹고 싶어 탈북을 결심하기도 해요. 한국에 오면 실컷 초코파이를 맛볼 수 있다는 희망 때문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