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치 티니핑'과 '포켓몬스터'…. 한 번쯤은 봤을 법한 애니메이션 시리즈예요. 우리나라 어린이들은 지구에 뿔뿔이 흩어진 요정 하츄핑 인형을 사기도 하고 포켓몬스터에 등장하는 피카츄 띠부씰을 모으기도 하죠.

북한은 우리나라 애니메이션을 비롯해 해외 어린이용 콘텐츠를 접하지 못하도록 전부 막고 있어요. 북한 어린이가 볼 수 있는 유일한 콘텐츠는 전쟁 애니메이션입니다. 애니메이션에는 한국 국인, 미국 군인, 북한 군인이 등장하는데요. 사람이 아닌 늑대, 쥐, 곰, 다람쥐 등 동물이 나와요. 동물은 모두 군복을 입고 총을 차고 있어요. 또 미사일을 쏘거나 핵폭탄을 날려서 불구덩이를 만들죠. 북한군 동물은 한국군과 미군을 총으로 쏴 죽이기도 하고요. 북한 어린이는 한국군과 미군을 '악당'이라고 여겨요. 이 애니메이션은 유치원과 초등학교 '전쟁 수업'에서 자료로 쓰이죠.

북한에서는 4세 어린이부터 전쟁 수업을 무조건 들어야 해요. 북한 어린이들에게 이 애니메이션을 보여주면서 한국과 미국에 적개심(敵愾心)을 가지도록 세뇌하는 거예요. 북한 주민은 이때부터 북한의 높은 경제력과 사상을 찬양하게 되는 겁니다.

북한은 영화·드라마·K팝 등 우리나라 콘텐츠도 주민이 접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어요. 올해 7월, 아직 16세밖에 되지 않은 중학생 30여 명이 한국 드라마를 몰래 봤다는 이유로 수천 명 앞에서 공개적으로 총살(銃殺·총으로 쏴 죽이는 일)을 당하기도 했죠. 2022년에도 북한 청소년 2명이 한국 드라마를 봤다는 이유로 12년 노동형을 선고받았고요. 특히 이 학생들의 소속 학교, 학급 반, 담임 교사 이름까지 공개되기도 했답니다. 북한 주민들은 원하는 콘텐츠를 볼 자유조차 없지만, 통일이 이뤄지면 이제껏 못 누린 당연한 자유를 누릴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