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평양에서 살고 있는 11살 송이예요."

2022년, 유튜브에는 북한 평양에서 지내는 '송이'가 카메라로 일상을 찍은 영상이 올라왔어요. 영상 속 송이는 평양에 있는 동물원, 수영장, 롤러스케이트장을 소개해요. 그런데 송이는 갑자기 영어나 중국어로 이야기하거나, 미리 써둔 대본을 읽는 듯 눈동자가 데굴데굴 움직이는 모습을 보였어요. 북한은 영화·드라마·K팝 등 우리나라 콘텐츠를 주민들이 접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죠. 이에 송이가 직접 유튜브에 영상을 올릴 수도 없어요. 북한은 중국, 러시아, 독일, 프랑스, 미국 등 해외여행객을 불러들이기 위해 홍보하도록 시킨 거예요. 문제는 북한 유튜버들이 우리나라 문화유산마저 왜곡하고 있다는 거예요. 2023년, 북한 유튜버 '연미'는 김치를 담그는 영상을 공개했어요. 김치는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 음식이죠. 하지만 영상 속 연미는 김치를 '파오차이'라고 말했어요. 파오차이는 양배추와 고추를 절인 음식으로, 중국 쓰촨(四川) 지역에서 주로 만들어 먹어요.

국제표준화기구(ISO)는 김치와 파오차이가 엄연히 다른 음식이라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에서는 김치가 중국의 전통 음식이라고 주장하고 있어요. 하지만 북한 유튜버들은 중국 관광객을 유치(誘致)해야 하다 보니, 우리나라 고유 문화유산이라고조차 말할 수 없는 거예요. 북한 유튜버들은 한복 역시 '한푸'라고 말했죠. 한복은 우리나라 전통 옷이지만, 이마저도 중국 것이라고 인정한 꼴이에요. 한푸는 한나라 시대에 입었던 전통 의상으로 우리나라 한복에만 있는 저고리, 족두리 등이 없어요.

북한이 우리나라 문화유산마저 외면하는 건 해외 관광객을 끌어들여 전쟁 자금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2018년, 북한을 방문한 중국 관광객만 120만 명이 훌쩍 넘어요. 중국 관광객이 북한 호텔, 수영장, 백화점을 비롯해 금강산 등 관광지에서 쓰고 가는 돈은 1년에만 9조628억 원에 달했죠. 하지만 여행으로 벌어들인 수익은 모두 북한 정권으로 들어가 핵무기를 개발하거나 화약을 만드는 데 쓰인답니다. 북한 주민들은 원하는 콘텐츠를 볼 자유조차 없으며 자국 홍보 영상만 찍어요. 통일이 이뤄지면 이제껏 누리지 못한 당연한 자유는 물론 우리나라 문화유산을 지키면서 살아갈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