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황해남도 해주시에 사는 김 모 씨는 배가 고파서 나무껍질을 끓여 먹었어요. 영하 10°C에 달하는 추운 겨울이다 보니, 번데기 같은 벌레도 구할 수 없거든요. 김 씨처럼 굶주린 북한 주민은 나무껍질을 모두 벗겨 가져가거나 나무 자체를 잘라 가요. 나무는 북한에서 귀한 자원이에요. 나무는 껍질을 끼니로 먹을 수 있고요. 장작에 불을 지펴 집을 따뜻하게 만들 수도 있죠. 또 나무로 울타리를 만들어서 몰래 닭이나 돼지를 키울 수 있답니다. 2020년 기준, 북한은 10년 사이에 2629㎢에 달하는 면적의 나무가 다 사라졌어요. 이는 서울 여의도의 500배가 넘는 크기에 달해요. 이곳에 나무만 8000만 그루가 잘렸죠. 그러다 보니, 북한의 산은 흙먼지만 가득한 언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실제로 함경북도 무산시에 있는 야산은 전체 크기의 3%만 나무가 심어있으니까요.

북한은 전체 면적의 80%가 산림지역이에요. 우리나라와 북한 모두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산림이 심하게 훼손됐어요. 하지만 1945년 해방 직후와 2020년을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는 14배 정도 산림 면적이 증가했어요. 다만 북한은 고작 2.9배 늘어났죠. 우리나라는 1970년대에 나무를 꾸준히 심으며 산림을 복구했어요. 그러나 북한은 1990년대까지 공장이나 집을 나무로 지어 산림이 부족했죠.

북한은 나무가 없어서 홍수나 산사태 피해에도 치명적이에요. 나무는 바위가 굴러 내려올 때 이를 막아주는 역할을 하고요. 빗물이 한꺼번에 덮치지 않도록 도와줘요. 하지만 이런 역할을 해줄 나무가 없다 보니, 주민이 이 피해를 고스란히 다 겪을 수밖에 없어요. 2024년 7월, 북한 압록강에서 일어난 홍수로 1만 5400여 명이 집을 잃었어요. 나무가 많이 없는 자강도, 양강도 지역에서는 2500여 명이 목숨을 잃기도 했답니다.

북한 주민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나무를 베지만, 북한은 '황금산'이라는 단어를 내세우며 나무 심기를 강조하고 있어요. 식량난에 허덕이는 주민이 나무를 베니, 이를 막기 위해 황금산을 지키자는 교육을 일삼는 겁니다. 통일이 이뤄지면, 북한 주민은 배를 굶주리며 나무껍질까지 먹는 일은 없을 거예요.